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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라면 직구다!" 김광현의 소신과 책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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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는 직구다' 10일 한화와 대전 원정에서 8이닝 1실점 역투로 8-1 승리의 일등공신이 된 SK 에이스 김광현.(자료사진=SK)

 

김광현(27)은 SK의 에이스다. 이 명제는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당연한 명제를 현실에서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 항상 큰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부담감과 경기를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김광현은 올해 선전에도 조금은 아쉬움이 있었다. 다승 4위(13승3패), 평균자책점(ERA) 6위(3.49)의 준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으나 꾸준함에서 2% 부족했다. 올해 선발 등판한 2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상을 던진 횟수가 14번이다. 팀 동료 켈리와 함께 10개 구단 투수 중 13위였다. ERA를 감안하면 들쭉날쭉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광현은 올해 6자책점 이상 내준 경기가 5번이다. 몇 경기 호투가 이어지다가도 대량실점으로 무너지는 경우가 적잖았다. 지난달에만 두 번이나 그랬다. 8일 케이티전 5이닝 7실점(6자책), 29일 역시 케이티전에서 1⅔이닝 8실점했다. 5위 경쟁의 고비, 팀 승리가 절실한 상황에서 나온 아쉬운 장면이었다.

▲에이스의 책임감 담긴 105구

하지만 10일 한화와 대전 원정에서만큼은 김광현은 완벽한 에이스였다. 역시 5위 경쟁팀인 한화를 맞아 8회까지 삼진 6개를 잡아내며 5피안타 1볼넷 1실점 역투로 8-1 낙승을 이끌었다.

최고 구속 151km의 힘있는 직구로 타자들을 윽박질렀고, 142km까지 나온 슬라이더는 예리하게 꺾였다. 또 병살타를 3개나 잡아내면서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1회 1사 1, 2루에서 상대 4번 김태균을, 2회 1사 1루에서 제이크 폭스를, 7회 1사 1루에서 최진행을 모두 유격수 병살 처리했다.

완봉승을 하지 못한 게 유일한 흠이었다. 김광현은 7회 대거 4득점하는 등 6-0으로 앞선 8회말 2사에서 대타 김경언에게 불의의 1점 홈런을 내줬다. 이날 처음이자 유일한 실점이었다. 아쉬움 속에 김광현은 8회를 마무리하고 9회말 수비는 홀가분하게 벤치에서 지켜봤다.

이날 승리로 SK는 가을야구를 위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2연승한 SK는 7위 한화를 0.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또 이날 나란히 승리한 5위 롯데와 2경기, 6위 KIA와 1.5경기 차를 유지했다. 김용희 SK 감독은 "김광현이 수훈갑"이라면서 "오늘처럼만 던지면 걱정이 없다"고 흐뭇하게 칭찬했다.

▲"직구로 승부해야 팀 사기 올라"

경기 후 김광현은 에이스의 책임감이 물씬 풍기는 인터뷰를 했다. 첫 소감부터 "7회부터 타자들이 득점 지원해서 후반에 힘이 떨어졌을 때 쉽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어 2회 선제 득점해준 상황에 "초반에 1점을 내면서 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1점 차였는데 여유가 있었느냐"고 묻자 "0-0보다는 여유가 있지 않겠어요?"고 미소를 지으며 반문했다.

이날 김광현은 경기 초반 직구 승부가 많았다. 힘으로 한화 타자들을 압도했다. 이에 김광현은 "직구가 초반부터 좋아서 (포수) 이재원 형이 직구를 많이 유도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슬라이더 등 변화구보다 직구 위주 투구를 하면 야수들도 기가 사는 것 같다"면서 "변화구 위주보다 힘으로 이겨냈을 때 야수들이 받는 시너지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이날도 김광현을 보기 위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대전 구장을 찾았다. 지난 시즌 뒤 아쉽게 무산됐던 김광현의 미국 무대 도전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일단 팀 성적이 우선이다.

김광현은 "스카우트들이 있는지 몰랐다"면서 "그러나 본다고 해서 전력으로 던지고 없다고 살살 던지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팀 상황상 한 게임, 한 게임이 중요하다"면서 "남은 20경기에서 4번 정도 등판하는데 잘 해서 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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