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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빚 치솟는데…증세는 "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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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의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에서도 증세 논의 찾아볼 수 없어

국세 수입 증가율은 성장률을 따라오지 못하는 반면, 국가채무는 경제성장 속도보다 훨씬 빨리 불어나고 있다. 적자가 늘어나고 나라 빚이 쌓이면서 증세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에서도 증세를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지난 2013년과 2014년 국세 수입증가율은 각각 -0.5%와 1.8%에 그쳤다. 그런데 같은 시기 국세수입의 기반이 되는 경상성장률은 각각 3.8%와 3.9%였다.

경제성장률에 맞춰 세수가 늘어나지 않으면서, 대규모 세수결손이 발생하고, 이를 메꾸느라 나라 빚이 가파르게 늘어났다. 이에따라 국가채무는 2013년과 2014년 각각 9.2%와 8.4% 씩 불어났다. 세수 증가율은 성장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데, 빚이 불어나는 속도는 성장률의 두 배 이상 빠르다.

게다가 올해는 11조8천억원의 추경예산까지 끌어오면서, 국가채무 전망치는 595조원으로 지난해(503조원) 대비 18% 이상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올해 세수 전망을 토대로 계산한 지난해 대비 세수 증가율은 5%에 불과하다. 수입은 5% 늘었는데, 대출은 18%나 불어난 셈이다.

경제가 성장하는 만큼 세금이 걷히지 않는 바람에, 재정적자를 감수하고 돈을 풀어 성장률을 높이면 세금이 더 걷혀 재정건전성이 확보된다는 논리가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나라 빚은 내년에 645조원, 2018년에는 731조원으로, 향후 3년 안에 700조원 대를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GDP대비 국가채무 비중도 처음으로 40% 벽을 넘어선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려면 증세 논의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부경대 이남국 교수(행정학)는 "우리나라가 저성장 국면을 대비해야 할 시점에서 지출을 늘리면 재정건전성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제는 증세 논의가 본격화 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그래픽=스마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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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획재정부가 11일 내놓은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에는 증세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적어도 앞으로 5년 동안은 증세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법인세에 대해서는 증세 가능성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과세체계의 합리적 개선방안을 지속 검토한다는 내용만 담겼다.

이는 해외사례를 검토해 현행 3단계인 누진세율 체계를 2단계나 단일체계로 개편하는 것을 검토한다는 뜻이다. 누진체계를 줄인다면 오히려 최고세율(22%)을 적용받는 대기업에게는 현상유지 또는 감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증세 가능성 자체를 언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증세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오히려 기재부는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에서 "젊은 세대로의 부(富)의 이전을 통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자녀세대에 대한 증여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상속증여세 최고 세율은 50%로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데, 부모의 여윳돈을 자식세대의 주거비 등으로 이전하는 경우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이 또한 부자감세로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나라 살림에는 비상이 걸려, 내년도 지출 예산안 증가율을 3%로 제한하는 등 재정지출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지만, 정부는 여전히 증세 가능성에 대해서는 귀를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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