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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왜 마약사범을 변호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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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최교일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마약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사위 이모씨의 변호를 맡았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검찰 간부는 물론이고 고검장급에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변호사가 마약사범의 변호를 맡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 전 지검장(53 사법연수원 15기)은 이씨가 구속기소된 지난해 12월쯤 D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이씨의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이씨는 지난 2011년 말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서울 강남의 클럽이나 강원도의 리조트 등에서 코카인과 필로폰 등 각종 마약을 15차례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뒤 지난 2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씨는 이어 지난달 2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김무성 대표의 둘째 딸과 양가의 가족과 친지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결혼식을 올렸다.

최 전 지검장은 이씨의 변호를 맡았던 사실이 알려지자 이씨의 부친인 신라개발 이준용 회장과의 인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초임 시절 충북 청주에 근무하던 시절부터 이 회장과 알고 지냈다는 것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최 전 지검장과 같이 고위직을 지낸 변호사가 마약사범의 변호를 맡았다는 점에 대해 석연치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특별한 이유가 없지 않고서야 고검장 출신 변호사가 마약사범과 같은 이른바 '잡범'들을 변호하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만약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경우라면 후배 변호사들이 선임계를 낸 뒤 사건을 맡게 하고 자신은 물밑에서 조언을 하는 정도에 그치지 전면에 나서지 않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관행이라는 것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최 변호사가 마약사건을 맡았다는 것이 충격적이다"며 "본인이 직접 나서는 경우는 아주 특별한 사유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부장검사를 지낸 한 변호사도 "마약사건은 부장검사 출신인 나도 맡지 않는다"며 "정말 잘 아는 사람이 간곡한 입장에 처한 경우가 아니라면 맡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검찰 간부는 "마약사범들은 재판이 끝난 뒤에도 '변호를 잘못했으니 돈을 되돌려 달라'는 등 뒤끝이 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변호를 맡지 않는다"며 "최 전 지검장의 사례는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봤다.

이씨의 부친과 초임검사 때부터 알던 사이라 사건을 맡게 됐다는 최 전 지검장의 해명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씨의 부친인 이준용 신라개발 회장은 충북 청주에서 예식장 사업을 시작한 뒤 건설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충북 지역의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배경을 가진 이 회장과 검사 초임 시절부터 친분을 맺어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면 오히려 문제라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 때문에 법조계 일부에서는 20대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최 전 지검장이 김무성 대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앞서 김 대표는 사위의 사건을 알게 된 시점이 석방된 지 한 달 쯤 지나서라고 해명했고, 최 전 지검장도 김 대표의 딸과 결혼할 사이인지는 몰랐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최 전 지검장이 이준용 회장과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왔다는 점을 제외하면 사건 수임의 배경을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거의 없는 셈이다.

최 전 지검장은 지난 2011년 8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냈으며, 현재 고향인 경북 영주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출마하기 위해 지역 표밭을 다지고 있다.

이 지역 현역 국회의원은 3선인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이다. 최 전 지검장이 20대 총선에 새누리당 후보로 영주에 출마하려면 검찰 선배인 장 의원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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