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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파문'…실주행에선 '현대차'도 기준 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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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경유차 늘어나도 한-EU FTA 때문에 조건 강화 못해 냉가슴

그랜저 2.2 디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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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이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을 통해 실주행 조건에서 배출가스 기준을 최대 40배 이상 초과한 사실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나 전세계적으로 파장이 일고 있다. 그런데 실주행조건에서는 현대차의 디젤 승용차도 유로6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출시된 그랜저 디젤(2.2)은 현재 우리나라의 경유차 인증 기준인 실험실 시험(NEDC)에서는 유로6 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인증을 받았다. 국내 경유자동차 인증모드는 유럽과 동일한 기준으로 시내 주행과 고속도로 주행의 복합 모드다.

이때 그랜저 디젤은 킬로미터 당 질소산화물(Nox)을 0.052그램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6 기준(0.08g/km)을 밑돌아 인증을 무난히 통과했다.

그러나 환경부가 경유택시 도입을 앞두고 지난해 실제 도로를 주행하면서 배출가스를 측정해보니 그랜저 디젤은 질소산화물을 킬로미터 당 0.176그램을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6 기준인 0.08그램을 두 배 이상 초과했다.

그랜저 디젤(2.2)에 대한 실도로 주행 시험 결과. (자료=환경부)

 

실제 도로주행 기준으로 하면 경유 승용차는 폭스바겐 뿐 아니라 국산 자동차도 기준을 통과하기 힘들다는 뜻이다.

환경부도 이미 2013년부터 여러차례 실험을 통해 실도로 주행 조건에서는 경유 자동차들이 유로6 기준을 만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미국처럼 바로 제재를 할 수 없었다.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우리나라는 경유차의 경우 유럽의 기준(실험실 인증모드)을 따르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 단독으로 경유차에 대한 실도로 주행 조건을 만들 수 없어, 이 기준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EU와 논의가 진행돼 왔다.

다만 환경부는 실도로 주행 때도 실험실의 배출가스 기준을 200% 이상 초과하지 못하도록 국내 자동차 제작사에 권고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연비가 좋은 경유차가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환경부는 질소산화물 등에 의한 대기오염이 심각해질 것을 우려하면서도, 배출가스 기준을 강화하지 못해 그동안 벙어리 냉가슴만 앓아 온 셈이다.

그러나 폭스바겐처럼 배출가스 배출량 자체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를 깔아놓았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인증 조건에 '임의설정 금지' 조항이 있어, 이를 위반했다면 우리나라에서도 강제 리콜 등 제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 폭스바겐 문제차종 봉인…검사 돌입

환경부는 24일, 평택항으로 수입된 폭스바겐 차량 가운데 문제가 된 차종(골프, 제타, 비틀, 아우디 A3)을 임의로 선정해, 봉인 작업을 거쳐 검사 장소인 인천의 교통환경연구소로 이동한 상태다.

해당 차량은 봉인된 상태에서 차량 길들이기를 위해 3000km 내외의 주행을 하게 된다. 이어, 다음달 1일 교통환경연구소에서 인증시험 재검사를 시작하고, 6일에는 일반 도로상에서 실도로조건을 시험해, 배출가스 저감장치 소프트웨어 조작 등 임의설정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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