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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에 울 뻔한 넥센, SK 실수에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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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도.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넥센 염경엽 감독은 7일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브래드 스나이더 대신 박헌도를 좌익수로 넣었다. 2번 타순에는 지명타자로 고종욱의 이름을 써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유재신을 2번 좌익수로, 박헌도를 7번 지명타자로 쓸 생각도 했지만, 아무래도 좌익수 수비는 박헌도가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만큼 큰 경기는 실수 하나가 승부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도 "큰 경기는 결국 실수 싸움"이라면서 "공수주에서 누가 실수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누가 그 실수를 잡아서 득점하느냐에 승부가 갈린다"라고 말했다.

결정적인 실수가 넥센의 발목을 잡을 뻔했다. 다행히 '뻔'에 그쳤다. 오히려 SK의 실수로 웃었다. 넥센은 목동구장에서 열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숱한 실수를 범하면서 5-4로 이겼다. 이로써 넥센과 10일부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를 펼친다.

1-1로 팽팽하던 5회초 1사 3루에서 SK 정상호가 어이 없는 번트를 댔다. 3루 주자였던 박정권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정상호는 1루에서 아웃됐다.

2사 3루에서 나주환의 타구가 좌익수 박헌도에게로 향했다. 박헌도가 잡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타구. 하지만 박헌도가 무리하게 몸을 날렸고, 공은 뒤로 빠졌다. 3루 주자 박정권은 홈에 들어왔고, 나주환은 3루까지 내달렸다. 실책은 아니었지만, 분명한 실수였다.

이어 중계 플레이를 한 유격수 김하성의 송구마저 빗나갔다. 결국 나주환마저 홈으로 들어오면서 1-3이 됐다.

넥센도 저력이 있었다. 7회말 메릴 켈리에게 2점을 뽑아냈다. 1사 후 서건창의 볼넷과 고종욱의 3루타로 1점, 이택근의 1루 땅볼로 1점을 내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8회초 무사 1루에서 등판한 조상우는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흐름이 넘어올 수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실수가 연거푸 나왔다.

연장 11회초 1사 1, 2루에서 나주환의 타구를 더블 플레이로 완성시키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송구를 받은 박병호가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박병호는 곧바로 아웃 제스처를 취하며 더그아웃 쪽으로 몸을 돌렸고, 그 사이 박재상이 1루를 통과했다. 그리고 최정의 타석 때 포수 박동원이 공을 빠뜨리면서 3루 주자 나주환이 홈으로 들어와 결승점을 뽑았다. 두 상황 모두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은 실수였다.

하지만 넥센도 SK의 실책 덕분에 웃었다. 연장 11회말 김민성, 스나이더의 연속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김하성과 서건창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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