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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국정화' 임박 속, 반대 회견·집회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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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방침 발표를 앞둔 12일 오전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배후 청와대 규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교육부가 12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는 이를 저지하기 위한 교사, 학생, 시민들의 반대 회견과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466개 단체가 연합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국가 주도의 국정교과서는 국가가 필요 이상의 강력한 통제권과 감독권을 갖고 있어 헌법이 강조하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폭넓게 교과서가 채택돼 교사가 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유엔 역사교육 권고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 측은 "국정 교과서가 친일·독재 정권을 미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외국 언론 역시 친일-독재의 미화 내지 은폐가 국정제로 전환의 본질이라고 간파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공론을 무시하고 교과서 국정화를 통해 유신시대로의 회귀를 강행할 경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6만여명(교사 1만9116명, 교수·연구자 2648명, 학부모 2만9957명, 학생 95명, 교육감 14명 등)의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는 학생들도 이날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국정화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서울대 국사학과·역사교육과 등 전국 60여 역사 관련 학과 학생회와 학부생·대학원생·졸업생 1900여명이 함께 낸 성명은 검정 교과서 제도를 국정화하는 것은 교과서 제도를 퇴보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국대 재학생인 김종민(20·사학과)씨는 "국정 교과서 논의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국정 교과서 문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지난 11일부터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농성을 벌이는 한국청년연대와 평화나비네트워크 등 청년단체들도 농성을 이어갔다.

원로 역사학자 이이화씨도 반대 투쟁에 동참해 "박근혜를 비롯한 현 정부 인사들은 시대의 반역자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교육부의 국정화 방침을 방관하지 말고 끝까지 투쟁을 해서 역사의 사명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독려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통해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전환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중등학교 교과용 도서의 국·검·인정 구분고시'를 행정예고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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