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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몸살-선수는 부상' 두산, 투혼의 하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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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몸살 갖고 무슨...' 올 시즌 가을야구에서 부상 투혼을 펼치고 있는 두산 포수 양의지(왼쪽부터), 외야수 정수빈과 몸살 투혼을 보이고 있는 김태형 감독.(잠실=두산 베어스)

 

'곰 군단' 두산이 14년 만의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통합 5연패를 노리는 삼성에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두산은 29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KS) 3차전에서 5-1 승리를 거뒀다. 대구 원정 1, 2차전에서 1승1패를 거둔 가운데 먼저 2승 고지에 올랐다.

좌완 장원준이 데뷔 첫 KS 선발 등판해 7⅔이닝 1실점 역투로 승리 투수와 함께 경기 MVP에 올랐다. 박건우가 4회 역전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고, 6회는 결정적인 실책으로 2점을 헌납한 상대 도움도 있었다.

무엇보다 두산은 '부상 투혼'이 빛나고 있다. NC와 플레이오프(PO)부터 KS까지 일부 선수들이 성치 않은 몸을 던지는 투혼이 선수단 전체를 감응시키고 있다.

안방마님 양의지가 먼저 선수단을 깨웠다. PO 2차전 4회 도중 NC 나성범의 파울 타구에 오른 엄지 발가락을 맞아 쓰러졌다. 5회 교체된 양의지는 미세골절 진단을 받았고, 두산은 그의 공백 속에 2, 3차전을 졌다.

하지만 양의지는 4차전에 진통제를 먹고 선발 출전해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의 호투와 팀 승리를 이끌었다. 5차전에는 추격의 1점 홈런 등 2타점, 타선에서도 맹활약하며 팀을 KS에 올리며 경기 MVP까지 올랐다. 두산 주포 김현수는 "양의지가 뼈에 금이 갔는데도 뛰는데 우리가 어떻게 열심히 뛰지 않겠느냐"며 혀를 내둘렀다.

'이젠 더 이상 아프지 마요' 경기 중 타구와 투구에 맞아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두산 포수 양의지(왼쪽부터 시계 방향), 외야수 정수빈, 투수 이현승의 모습.(자료사진=두산)

 

양의지의 의지가 KS에서도 이어진 가운데 이번에는 재간둥이 정수빈이 투혼 대열에 합류했다. 정수빈은 지난 KS 1차전에서 번트를 대다 왼 검지 첫 번째 마디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6바늘을 꿰매면서 2차전에 결장했다.

하지만 정수빈은 3차전에 지명타자로 나오는 투혼을 보였다. 이날 2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으로 톱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정수빈은 경기 후 "부러진 게 아니라 찢어진 것이라 타격할 때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차츰 나아지고 있는데 승부처에서 수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마무리 이현승도 가세했다. 이현승은 3차전 9회 2사 1, 2루에서 김상수의 강습 타구에 왼 허벅지를 강타 당해 주저앉았다. 그러나 다시 일어나 끝까지 경기를 마무리해 팀 승리를 지켰다.

이런 가운데 두산은 사령탑까지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부상은 아니지만 감기 몸살 투혼이다. 김 감독은 3차전에 앞서 "2차전이 열린 대구가 추웠다"면서 "감기에 걸렸다"고 약간 비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PS 12경기째의 강행군이 힘들 만도 하지만 김 감독은 "이기기만 한다면 문제 없다"고 애써 웃었다. 그러나 두산 관계자는 경기 전후 김 감독의 상태를 염려해 취재진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인터뷰를 평소보다 짧게 마쳤다.

선수들은 물론 감독까지 아픈 몸을 PS에 던지고 있는 두산. 이들의 투혼이 한층 추워진 가을야구를 달구고 있다. 과연 두산은 부상, 몸살 투혼의 보답을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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