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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훈, MVP급 시즌? 2차 통계로 보는 지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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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버매트릭스는 이제 야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농구에서도 널리 사용된다. 세이버매트릭스에 능통한 전문 기자가 미국프로농구(NBA) 구단에 채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고 NBA 하부리그인 D리그는 올 시즌부터 승률이 같은 팀의 순위 우위를 따질 때 단순한 승자승, 총 득점 등이 아닌 농구의 2차 통계를 활용하기로 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야구의 2차 통계에는 '윈셰어(Win Share, 이하 WS)'라는 개념이 있다. 세이버매트릭스의 아버지로 불리는 빌 제임스가 고안한 스탯이다. WS는 팀이 거둔 전체 승리에 해당 선수가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선수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가 된다.

농구의 2차 통계, 세이버매트릭스에서도 WS 개념을 활용하고 있다(야구에서는 선수의 가치를 평가할 때 대체선수 대비 공헌도를 따지는 WAR(Wins Above Replacement) 개념이 요즘은 WS보다 각광을 받고 있다). 공격에서의 WS를 구하고 수비에서의 WS를 구해 더하는 방식으로 계산한다(계산식이 궁금하다면 직접 검색하자).

예를 들어 10승을 기록한 팀이 있다고 하자. 소속 선수들은 WS 10을 두고 기록을 나눠 갖는다(야구의 WS는 '1승=WS 3'의 계산식을 쓴다. 농구는 '1승=WS 1'로 계산을 시작한다). 이를 통해 선수의 승리 기여도를 따져볼 수 있다. WS 10 가운데 어떤 선수가 WS 5를 기록했다면 그의 존재가 팀 승리의 절반 정도를 책임졌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승리가 많은 팀의 선수가 WS 순위에서도 유리할 것이다. 꼭 그렇지만은 않다. 농구의 WS는 야구와 달리 마이너스 값이 있다. WS가 높은 뛰어난 선수가 있더라도 그 팀의 승수가 많지 않은 경우가 있다. 누군가는 마이너스대 WS를 기록해 팀 승리를 '까먹고' 있기 때문이다.

고양 오리온의 애런 헤인즈. 어떤 통계를 놓고봐도 현 리그에 그만한 선수는 없다 (사진 제공/KBL)

 



다음은 2015-2016 KCC 프로농구에서의 WS 순위다.

◇2015-2016시즌 프로농구 윈셰어 TOP 10 (기록은 3일 기준)

1. 애런 헤인즈(고양 오리온) - 5.6
2. 트로이 길렌워터(창원 LG) - 3.3
2. 리카르도 라틀리프(서울 삼성) - 3.3
4. 함지훈(울산 모비스) - 3.0
4. 문태종(고양 오리온) - 3.0
4. 커스버트 빅터(울산 모비스) - 3.0
7. 로드 벤슨(원주 동부) - 2.7
8. 코트니 심스(부산 케이티) - 2.6
9. 허일영(고양 오리온) - 2.4
9. 이재도(부산 케이티) - 2.4

14승2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고양 오리온의 해결사 애런 헤인즈가 단연 압도적이다. WS는 헤인즈가 오리온이 거둔 14승 가운데 5-6승을 가져왔다고 설명한다.

상위 10명에 오리온 소속 선수가 다수 보인다. 문태종과 허일영도 있다. 오리온이 헤인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나 헤인즈만 바라보는 팀은 아니라는 뜻이다. 국내선수들의 기여도 역시 상당하다.

또 상위 10명 중 리그 2위(11승5패)에 올라있는 울산 모비스 선수가 2명이나 보인다. 함지훈과 커스버트 빅터가 나란히 3.0씩을 기록하고 있다.

헤인즈의 WS가 높긴 하나 팀내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한 팀의 전체 WS 가운데 외국인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두 팀이 나란히 리그 상위권에 올라있다. 오리온이 36%, 모비스가 39%다.

공동 2위 중 한 명은 최하위 팀에서 나왔다. 4승14패로 리그 10위에 올라있는 창원 LG의 트로이 길렌워터다.

LG의 전체 WS 가운데 길렌워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7%다. 100%가 넘는다. 다수가 마이너스대 WS를 기록하고 있다는 뜻이다. LG에서 길렌워터 다음으로 WS가 높은 선수는 김영환으로 기록은 0.6이다. 길렌워터의 활약에 비해 국내선수들의 공헌이 미흡하다. LG는 최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는 길렌워터에 국내선수들의 활약이 뒷받침돼야 더 나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다음은 PER(Player Efficiency Rating) 순위다.

선수의 효율성을 따질 때 과거에는 단순히 누적기록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게 1차 통계다. 코트에 오래 머물수록 기록은 좋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1차 통계 만으로는 선수의 진정한 가치를 볼 수 없다.

출전시간 대비 누적기록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따지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 가장 대표적이고 널리 인정받는 기록은 PER이다.

(PER은 NBA 게임에서 활용될 정도로 미국에서는 보편화된 기록이다. 이 스탯을 고안한 존 홀린저 전 ESPN 기자는 지금 멤피스 그리즐리스에 스카우트 돼 지금은 구단 운영팀을 이끄는 위치에 있다).

◇2015-2016시즌 프로농구 선수 효율성 랭킹(PER)

1. 애런 헤인즈(고양 오리온) - 40.7
2. 안드레 에밋(전주 KCC) - 33.9
3. 커스버트 빅터(울산 모비스) - 32.6
4. 트로이 길렌워터(창원 LG) - 30.0
5. 마커스 블레이클리(부산 케이티) - 29.4

PER은 15.0이 리그 평균 수준의 선수로 정의한다. 30.0이 넘으면 특급 대열이라고 볼 수 있다. 역시나 외국인선수의 득세가 눈에 띈다. 그 중에서도 헤인즈의 활약이 단연 압도적이다. 지금 당장 외국인선수 부문 최우수선수를 뽑는다면 적수가 없다.

울산 모비스의 함지훈. 공격의 중심이 된 함지훈은 'MVP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진 제공/KBL)

 



◇2015-2016시즌 국내선수 효율성 랭킹(PER)

1. 문태영(서울 삼성) - 22.6
2. 함지훈(울산 모비스) - 22.3
3. 문태종(고양 오리온) - 22.2
4. 이재도(부산 케이티) - 19.7
5. 이승현(고양 오리온) - 18.4

PER이 20.0이 넘으면 올스타급 선수로 정의한다. 문태종, 문태영 형제의 활약이 눈에 띄는 가운데 올 시즌 팀 전술의 중심으로 부상한 함지훈의 활약도 돋보인다. 지난 시즌 PER보다 무려 10 정도가 상승했을 뿐더러 정규리그 MVP를 탔던 2009-2010시즌(PER 21.8)보다도 높다. 앞에서 확인했다시피 함지훈은 WS 부문에서도 국내선수 1위다.

오리온이 승승장구 하는 이유 역시 이 순위표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이재도는 올 시즌 국내선수 가드 가운데 가장 높은 PER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가드 가운데 가장 효율성이 높은 선수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재도는 지난 시즌에도 출전시간 대비 활약상이 좋았던 선수다. 이재도의 지난 시즌 PER은 17.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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