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김철준 수사부장 (사진=자료사진)
불법 폭력시위 주도 혐의로 체포된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검거 수사본부장을 맡았던 김철준 서울지방경찰청 수사부장이 지난 11일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민주노총을 압박하고 조계사와 물밑 접촉을 통해 엄정한 법집행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김철준 수사부장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그 배경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특히 경찰 내에서는 치안정감과 치안감 등 연말 정기인사를 앞둔 시점이어서 김 부장의 사표 제출이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김철준 부장은 사표 제출 전 며칠간 휴가를 다녀왔다.
경남 김해고를 졸업하고 경찰대(3기)에 입학해 경찰의 길을 걸어온 김 부장은 지난 2010년 부산경찰청 정보과장(총경) 재직시 경무관으로 승진했다.
이후 부산경찰청 차장과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 경기경찰청 1, 3부장 등을 거쳐 올해 초 서울청 수사부장으로 임명됐고 올해 말 치안감 승진 유력 후보군이었다.
올해 초 리퍼트 주한 미대사 피습사건 수사를 전담했으며 지난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 폭력 시위 수사본부장을 맡는 등 엄정한 법집행에 제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치밀한 수사능력과 조직 내 덕장으로 부하 직원들의 신뢰를 받았다.
경찰 내부에서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서울청장 재직 시절 부산 건설업자 정모씨로부터 경찰관 승진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현재 재판이 진행중인 가운데, 조 전 청장과 친분이 있던 김 부장이 부담을 느껴 사표를 제출한 것 아니냐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김철준 수사부장은 최근 지인들에게 "오늘자로 30년 경찰생활을 마치고 가정에 돌아가게 됐다"며 "어머니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항상 고민해 왔는데 급격히 몸이 악화돼 곁에서 모시는 게 맞다는 생각을 했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김 부장은 또 "승진을 앞두고 있어 사실 결심을 미루고 있었는데 승진도 차일피일 미뤄졌고 어머니 건강도 극히 안좋아 지셔서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고민이 깊었다"고 고심을 털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