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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 취향저격? '스타워즈 7' 추억팔이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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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스틸컷.

 

10년 만에 돌아온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이하 '스타워즈 7')가 의도한 테마는 어디를 봐도 '덕후 취향저격'이다. 그렇다면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2인자에 머물고 있는 이 영화는 새로운 에피소드를 성공적으로 시작했을까.

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시리즈보다 국내에 '스타워즈' 시리즈 팬들이 많은 편은 아니다. 이번 '스타워즈 7'을 제외한 다른 '스타워즈' 시리즈는 지금껏 200만 관객을 돌파한 바가 없었다. 그러나 조지 루카스 감독이 만들어 낸 혁신적인 우주 세계에 열광하며 '스타워즈'에 푹 빠졌던 '덕후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메인 테마 음악이 흐르면서 자막들이 올라가는 '스타워즈'의 오프닝만 봐도 가슴이 뛰는 그런 '덕후들' 말이다.

"'스타워즈' 세계관을 만든 조지 루카스의 정신은 그대로 살리고자 노력했다"는 J.J. 에이브럼스 감독의 말처럼 그는 영화 곳곳에 '스타워즈' 시리즈의 첫 편인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이하 '스타워즈 4')을 오마주한 장면들을 심어 놓았다. 이야기의 구조 역시 '스타워즈 4'와 크게 다르지 않다.

루크 스카이워커가 처음 드로이드 'R2D2'를 만난 공간이 사막과도 같은 황폐한 곳이었듯이, 그의 포스를 이어 받은 레이 역시 드로이드 'BB-8'을 사막에서 만나 함께 생활하게 된다. 'R2D2'가 제국군 기지 '데스 스타'의 설계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BB-8' 역시 저항군 기지로 가져갈 중요한 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한 솔로'의 낡은 우주선을 타고 'BB-8'을 저항군에 전달해 주기 위해 '퍼스트 오더'의 공격을 피해 달아난다. '스타워즈 4'의 중요한 공간이었던 한 솔로의 우주선이 또 한 번 등장하는 것. 주인공 레이와 핀은 초반 이 우주선에서 치열한 전투 끝에 '퍼스트 오더'를 따돌린다.

한 솔로와 레아 공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카일로 렌은 루크 밑에서 포스를 수련하다가 다크사이드의 일원이 된다. 다스베이더였던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루크 스카이워커의 아버지였다면 이번에는 카일로 렌이 악의 최전선에 서면서 '스타워즈' 시리즈가 고수하는 가족 관계 설정을 다시 만들었다.

'퍼스트 오더'는 이전 제국군과 같이 저항군에 협조한 별들을 폭파시키는 방식으로 서서히 저항군의 숨통을 조여 온다. '스타워즈 4'와 마찬가지로, 결국 마지막 폭파 목표는 저항군 기지다.

폭파 위기에 놓인 저항군은 직접 '퍼스트 오더'의 기지인 '스타 킬러'로 침입해 폭파의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는 발전기를 파괴한다. 포 다메론을 중심으로 스타 킬러에 뛰어드는 저항군 파일럿 부대는 '스타워즈 4' 저항군 파일럿 부대들의 전투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스타워즈 4'를 연상시키는 수많은 설정들과 유사한 이야기 덕분에 더욱 '스타워즈 덕후들'의 추억을 자극한 것도 사실이다. 다시 등장한 옛 주인공들 역시 이런 분위기에 한 몫 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은 이를 '철 지난 추억팔이'로 보고 있기도 하다. 지나치게 '스타워즈 4'와 비슷한 이야기 구조라 시리즈의 '새로운 시작' 같은 느낌이 들지 않고, 개연성을 떨어 뜨리는 우연이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성장형 악당'인 카일로 렌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전과 다른 악당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 지지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주인공들과 대척점에 서야 하는 '악'의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했다고 보는 이들도 많다.

엄청난 포스 수련자임에도 불구, 이제 막 포스를 각성한 레아와 스톰 트루퍼였던 핀에게 밀려 패배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포스, 광선검 등 '스타워즈' 시리즈의 중요한 설정들이 레아의 각성을 이야기하면서 그 본질을 잃어버렸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여성 주인공과 흑인 배우의 출연은 충분히 고무적이지만 그 외에는 오히려 '후퇴'했다는 비판도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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