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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은 이제부터? SK, 모비스 상대로 저력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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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SK 김선형(사진 왼쪽)과 박형철이 코트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KBL)

 


서울 SK의 문경은 감독에게 2015년의 마지막 경기이자 92-78 승리를 거뒀던 지난 12월31일 인천 전자랜드전에 대한 만족도를 묻자 "이번 시즌 들어 처음으로 만족스러웠던 경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같은 질문을 다시 해야 할 것 같다. 문경은 감독은 아마도 2016년 새해 첫 날에 열린 프로농구 1위 팀과의 경기가 가장 마음에 든다는 답변을 내놓을 것이다.

SK가 울산 모비스를 완파했다.

SK는 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모비스와의 홈 경기에서 90-70 대승을 거뒀다.

20점, SK의 올 시즌 최다 점수차 승리다. 의미가 있는 승리를, 그것도 1위 팀을 상대로 거뒀다.

SK는 이날 경기 전까지 13승23패로 8위에 머물러 있었다. 김선형의 초반 공백과 김민수, 데이비드 사이먼, 박승리 등의 줄부상으로 인해 지금껏 한번도 100% 전력을 유지한 적이 없었다.

지금은 다르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왔다. 팀 분위기도 달라졌다는 것이 문경은 감독의 설명.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보기에는 성적이 많이 떨어져 있지만 선수들 눈빛에서는 희망이 살아나고 있다.

SK는 2쿼터까지 3점슛 8개를 림에 꽂았다. 성공률은 무려 62%. 김민수와 드워릭 스펜서가 나란히 2개씩 성공시켰고 박형철은 3개를 터뜨려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 중에는 시간에 쫓겨 엉거주춤한 자세로 던져 성공시킨 슛도 포함돼 있다.

SK에게 2쿼터까지는 몸 풀기에 불과했다.

SK는 3쿼터 10분의 시간 동안 모비스를 29-9로 압도하는 놀라운 저력을 발휘했다. SK는 50-43에서 연속 17점을 몰아넣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공격의 밸런스가 이상적이었다. 전반전을 통해 자신감을 찾은 스펜서는 앞에 수비수가 서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3점슛을 터뜨렸다. 사이먼은 꾸준히 득점을 쌓았고 김민수도 골밑에서 자기 몫을 했다. 3쿼터 막판에 나온 김선형의 화려한 속공 득점과 바스켓카운트는 체육관을 들었다 놓은 쐐기 득점이었다.

스펜서는 팀내 가장 많은 28점을 기록했다. 김민수와 사이먼도 나란히 18점, 16점씩을 보탰고 야전사령관 김선형은 10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승리에 기여했다.

주축 선수 외에도 전반적으로 팀 공헌도가 높았다. 박형철의 초반 3점슛 3방은 SK가 기선을 제압하는 데 도움이 됐고 신인 포워드 이대헌은 3쿼터에서 모비스 커스버트 빅터와의 몸싸움을 피하지 않으며 기록으로 나타나지 않는 수비 공헌도를 자랑했다.

14승23패를 기록한 SK는 여전히 8위다.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6위 서울 삼성(20승16패)과의 승차는 6.5경기나 된다. 냉정히 따졌을 때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그리 높지는 않다.

그러나 SK는 포기하지 않았다. 팀 전력이 갖춰진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지난 3시즌 동안 리그의 강자로 군림했던 SK가 본연의 팀 컬러를 되찾는다면 정규리그 중반 이후의 순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제 SK의 전력이 95% 정도까지 올라온 것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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