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光州 '체감 민심'…文에 '냉소' 어느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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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야당의 정치적 텃밭인 광주가 심상치 않은 단계를 지나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더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시간이 흐를수록 개선되기는커녕 악화일로다.

최근 광주를 방문한 더민주당 중진 의원들은 광주 민심을 몸소 체감하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난 6일 광주CBS를 방문한 정세균 의원은 “광주 여론이 이렇게 나쁠 줄을 몰랐다”면서 “지금으로선 해결책이 별로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 의원과 동행한 김성곤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문재인 대표에 대한 여론이 너무 좋지 않았다”면서 “문 대표의 용단이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광주를 찾은 박지원 의원은 “광주는 이미 끝났다”면서 “어디를 다녀 봐도, 누구를 만나 물어도 문재인 대표는 아니라는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강기정 의원은 7일 광주CBS를 방문해 “광주 민심 이반 현상을 해결할 길이 없느냐”고 물은 뒤 “뾰족한 방안이 없어 머리가 깨질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강 의원은 “광주 시민들이 문재인 대표를 싫어하는 것이 마치 남녀관계의 좋고 싫은 현상 같다”고 분석했다. 그 어떤 논리로 설득해도 되돌릴 수 없다는 뜻이다. 강 의원은 “그렇지만 탈당할 순 없는 만큼 더민주당 간판으로 끝까지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표가 지난 9일 광주 방문을 취소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다음 아닌 광주의 철저한 외면 때문이다. 강기정 의원 등이 문 대표의 광주 방문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의 문전박대를 우려해서다. 문 대표가 더민주당 광주시당의 광주 방문 철회 요청을 묵살하고 강행했다면 문 대표가 광주시민들로부터 면박을 당했을지 모른다.

10일 광주 양동시장을 찾은 박영선 의원은 귀를 의심케 하는 말을 들었다. 양동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60대 초반의 여성으로부터 “탈당할 줄 알았는데 하지 않고 왔네”라는 생각지도 못한 우호성 핀잔을 들었다. 또 다른 상인이 박 의원에게 “탈당하지 뭣하게 남아 있느냐”고 말하자, 옆 가게의 다른 상인은 “탈당해야지”라고 응수했다. 박영선 의원은 “더 민주당과 문재인 대표에 대한 여론이 이렇게 좋지 않은 데 대해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더민주당 복당을 준비하던 이용섭 전 의원도 지난 10일 광산구의 한 교회를 찾아 “만나는 10명 가운데 9명은 더민주당에 들어가지 말라는 말을 한다”면서 “광주 시민들이 단단히 뿔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광주가 왜 이러는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고 덧붙였다.

장병완 의원도 10일 한 언론사 사장을 만나 “매일 많은 시민을 만나고 있는데 10명 가운데 9명은 탈당을 권유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박혜자 의원도 지난 10일 밤 한 의원을 만나 “(탈당)을 결심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광주 민심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더민주당 광주시당의 한 당직자는 “문재인 대표가 당장 물러나는 길 밖에 대책이 없다”고 단언했다.

광주지역의 한 언론사 대표는 “문재인 대표와 더민주당에 대한 광주 민심은 회복 가망이 없어 보인다”면서 “조금 있으면 전북을 넘어 수도권까지 상륙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광주가 문재인 대표에 대해 잔뜩 화가 나 있어 회초리를 들 것처럼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광주 시내를 다닐 때 주로 택시를 타는데 택시 기사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험악함, 그 자체”라면서 “문재인 대표가 이런 비판을 들으면 졸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광주의 여론주도층이나 일반 시민 가릴 것 없이 더민주당, 특히 문재인 대표에 대한 차디찬 발언들을 쏟아낸다. 이런 반문재인 기류가 광주에 머무르지 않고 수도권으로 확산될 중대 국면이다. 선거 때마다 광주의 여론이 전남북으로 퍼진 뒤 서울로 올라가곤 했다. 호남 민심의 진원지, 바로미터가 광주이기에 야당이 광주를 찾아 때론 진무를 하고 때론 읍소를 하는 것도 광주 여론의 수도권 입성을 두려워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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