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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의 '태산' 3번은 격려용어,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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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복 가능한 '하늘 아래 뫼'에서 좌절·실망의 '걱정 덩어리'로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49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중앙통합방위회의를 주재하면서, 취임 이래 4번째로 ‘태산’을 공개 거론했다. 이전까지 3차례 언급된 태산이 ‘격려’를 위한 태산, 이번에는 ‘압박’을 위한 태산으로 쓰임새가 다른 게 눈에 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국민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는데도 국회에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 주지 않고 있는 것은 국민들 안전을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아서 걱정이 태산”이라고 밝혔다. 북한 또는 국제테러집단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국회에 테러방지법 조속 처리를 압박한 것이다.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은 정부만의 책임이 아니다”(지난해 11월 24일 국무회의), “국민의 안전을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겨야 되는 정치권·국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12월 7일 여당 지도부 회동), “천하태평으로 있을 수가 있느냐…국민들이 책임을 물을 것”(12월 8일 국무회의) 등으로 이어진 국회 비판과 같은 맥락이다.

‘걱정이 태산’이란 표현에서 박 대통령의 좌절감이나 국회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는 게 드러난다. 이전까지의 태산은 ‘높아 봐야 하늘 아래 뫼’이거나 ‘커봐야 옮길 수 있는 것’이었고, 경고나 압박이 아니라 칭찬과 격려를 위해 쓰였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2014년 5월 공공기관 정상화 워크숍 때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만은…’이란 양사언의 시조를 인용해 공기업 등의 개혁을 독려했다. 이 시조는 지난달 경제관계장관회의 때도 청년고용 문제 해소 등 정책 격려를 위해 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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