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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의 봄 배구 꿈, 그로저 혼자서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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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저. (사진=KOVO 제공)

 

진짜 삼성화재 없는 봄 배구가 펼쳐질까.

V-리그 원년부터 삼성화재 없는 봄 배구는 상상할 수 없었다. 당연했다 삼성화재는 챔피언결정전을 7연패하는 등 통산 8번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캐피탈이 2회, OK저축은행이 1회 우승한 것을 제외하면 삼성화재의 독식이었다. 그런 삼성화재가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삼성화재는 3라운드까지 12승6패 승점 33점으로 3위를 달렸다. 그런데 4~5라운드 8경기에서 4승4패를 기록하며 27일 현재 16승10패 승점 44점으로 4위로 떨어졌다. 1~3위를 달리는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 대한항공이 거침 없이 치고 나가면서 3위 대한항공과 격차가 승점 8점 차까지 벌어졌다. 남은 경기는 10경기. 3위와 승점 차가 3점 이내로 좁히면 준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다. 다만 현재 페이스로 보면 쉽지 않은 여정이다.

도대체 삼성화재가 왜 무너지고 있을까.

일단 외국인 선수 괴르기 그로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그로저는 다른 외국인 선수보다 5경기 정도 적은 21경기 82세트만 뛰고도 745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공격점유율(그로저가 뛴 21경기 기준)이 무려 55.92%에 달한다.

게다가 그로저는 1월 독일 국가대표로 2016년 리우 올림픽 예선까지 참가하고 왔다. 이후 공격성공률이 조금 떨어졌다. 체력 문제는 물론 세터가 잠시 바뀐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임도헌 감독은 "아무래도 시차 적응 문제가 있다. 또 독일 세터와 맞추다가 여기 와서 맞추다보니 체력적인 문제도 조금은 있다. 그래서 공격성공률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면서 "그래도 그로저가 없으면 안 된다. 어쨌든 자기 몫을 해줘야 상위권으로 가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선수들이다. 삼성화재는 예전부터 나쁘게 말하면 몰빵배구, 좋게 말하면 분업배구가 강점이었다. 공격은 외국인 선수가 책임지는 대신 국내 선수들은 그 공격을 만들어주는 과정을 책임졌다. 하지만 그 과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봄 배구 꿈이 멀어지고 있다.

특히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고 있다. 리시브가 흔들리니 속공이 이뤄지기 어려워졌고, 결국 좌우 공격수가 약한 삼성화재의 그로저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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