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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업들의 반란' OK저축은행 분위기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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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선수 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한상길(왼쪽)과 곽명우. (사진=KOVO 제공)

 

V-리그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유독 부상자가 많았다. 주전 센터 김규민이 쓰러졌고, 주전 세터 이민규마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현대캐피탈의 상승세도 워낙 거셌지만, 시즌 막판에는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가 속출했다.

하지만 백업들이 조용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민규 자리에는 곽명우가 섰다. 이민규보다 1년 선배인 곽명우 역시 성균관대 시절 후배 노재욱(현대캐피탈)을 제치고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김세진 감독도 "기본적으로 토스는 좋은 선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다만 수싸움에서 약점을 보인 탓에 이민규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12일 열린 삼성화재와 플레이오프 1차전. 곽명우의 토스가 빛났다. 김세진 감독이 짜준 큰 틀 아래 공격수들을 잘 살렸다. 1~2세트에서는 시몬을 적극 활용했고, 3세트에서는 1~2세트 잠잠했던 송명근도 살렸다.

김세진 감독도 경기 후 "명우가 내 지시를 믿고 잘 따라줬다. 명우가 가장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규민의 공백은 한상길이 메웠다.

장점인 속공을 십분 활용했다. 블로킹에 약점을 보였지만, 김세진 감독도 "빠른 속공은 좋다"고 한상길의 속공은 인정했다. 한상길은 속공 6개를 모두 삼성화재 코트에 내리꽂으며 8점을 올렸다.

김세진 감독은 "운이라고 본다"면서도 "상길이가 워낙 빠른 속공을 가지고 있으니 가운데를 흔들려고 투입했다. 평소에는 라인에서 조금씩 벗어나 범실이 많이 나오는데 오늘은 잘했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막판 흔들리던 OK저축은행의 분위기를 잡은 것도 백업들의 힘이었다.

김세진 감독은 2월29일 대한항공전에서 시몬과 송명근, 송희채 등 주축 선수들을 빼고 경기에 임했다. 결과는 0-3 패배였지만, 전병선, 심경섭 등 백업 선수들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흔히 말하는 즐기는 배구가 됐다.

김세진 감독은 "대한항공전에서 선수들을 다 빼고 하면서도 재미있는 경기를 했다"면서 "즐겁게 하면서 만들어가는 과정인데 보여지는 것에 급급해서 끌려다녔다. 서로 도와주고, 웃으면서 하자고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경기 후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밖에 있는 선수들도 저렇게 하는데 기존 선수들도 같은 분위기로 하자고, 범실해도 좋으니 신나게 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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