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토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영웅’에서 ‘역적’이 되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10분이면 충분했다.
FC바르셀로나는 6일(한국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25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에 선제골을 내준 바르셀로나는 토레스가 10분 뒤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자 수적 우위를 앞세워 경기를 이끌었고, 결국 후반 18분과 29분에 연이어 터진 루이스 수아레스의 골에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과거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였던 토레스는 원정 1차전에서도 귀중한 선제골을 터뜨리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해결사를 자처했다. 하지만 10장의 경고가 나왔을 정도로 치열했던 이날 경기에서는 토레스의 선제골이 오히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는 독이 됐다.
토레스는 골을 넣고 난 이후 전반 28분과 35분, 불과 7분 사이에 불필요한 경고를 두 장이나 받으며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두 개의 파울 모두 상대 선수를 향한 거친 동작이었지만 경기 상황상 필요하지 않은 장면이었다는 점에서 토레스의 행동은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퇴장으로 토레스는 일주일 뒤 안방에서 열릴 8강 2차전에 출전할 수 없다.
리오넬 메시가 침묵한 바르셀로나는 수아레스가 후반에만 두 골을 터뜨리며 안방에서의 짜릿한 역전 드라마의 주연이 됐다. 후반 들어서도 0-1로 뒤진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아레스가 호르디 알바의 슈팅을 방향만 바꾸는 재치있는 동작으로 균형을 맞췄다. 후반 29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다니 알베스의 크로스를 정확하게 머리로 받아 넣었다.
다만 이날 경기 도중 상대 수비수 후안프란과 몸싸움을 하던 중 상대 가랑이 사이를 걷어차는 돌출 행동을 한 수아레스지만 심판진은 구체적인 반응을 하지 않아 판정의 논란이 불거질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