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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 '메시'가 나타났다! 내 친구의 화려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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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봄날을 수 놓은 전국 초등 축구리그의 치열한 현장

경기 무원초등학교의 5학년 측면 공격수 성신(등 번호 17번)은 1골 1도움의 맹활약으로 소속팀의 3-1 역전승을 이끌며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오늘 하루만큼은 내가 ‘메시’였고, ‘호날두’였다.

화려한 햇살이 내리쬔 15일 경기도 고양시 행신동 무원초등학교 운동장. 따뜻한 봄날을 맞아 이곳에서는 ‘2016 대교눈높이 전국 초등 축구리그’ 무원초등학교와 능곡초등학교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지난 3년간 상대전적 1승2무1패의 팽팽한 실력을 자랑한 두 학교의 경기였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하루였지만 이날만큼은 무원초등학교 운동장은 특별했다. 이 순간만큼은 우리 동네와 학교를 대표해 녹색의 그라운드를 누비는 22명이 최고의 스타였다. 홈팀 무원초등학교에는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등장했고, 원정팀 능곡초등학교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생제르맹), 이케르 카시야스(포르투)가 나섰다. 실제로 이름이 박주영(FC서울)인 공격수도 있었다.

화려한 기량의 유럽 프로축구와 K리그,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기는 아니었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우리 동네 최고의 스타 선수가 뛰는 ‘챔피언스리그’가 무원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펼쳐졌다.

두 학교의 학생뿐 아니라 바로 옆 무원중학교 학생들도 열띤 함성으로 동생들의 치열한 승부를 응원했다. 시끌시끌한 분위기와 손자뻘 축구선수들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 마침 경기장을 찾은 동네 할아버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해설위원으로 변신했고, 소싯적 축구 실력을 자랑하기 바빴다.

15일 경기도 일산시 무원초등학교에서 열린 무원초등학교와 능곡초등학교의 '2016 대교눈높이 전국 초등 축구리그' 경기는 두 학교 학우의 뜨거운 응원 열기 속에 성대히 치러졌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경기는 많은 학우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무원초등학교의 3-1 역전승. 전반 19분 선제골을 내줬지만 2분 만에 만회골을 넣는 등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한 5학년 측면 공격수 성신을 앞세워 기분 좋은 역전승을 챙겼다.

경기 내내 열띤 응원을 펼친 무원초등학교 6학년 강지민 어린이는 “TV로만 보던 축구가 내 눈앞에서 열리고 있어 더 빠져들었다. 경기도 이기니까 평소 봤던 친구들이 더 멋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김가은 어린이 역시 “친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기쁘다. 친구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현장에서 아들의 경기를 지켜본 능곡초등학교 골키퍼 이상훈의 어머니 장현순씨(44)도 “이런 기회를 통해 아이들이 자신감을 더욱 가지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굉장히 뿌듯해하는 모습이 대견하다”고 활짝 웃었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초등 축구리그 경기장을 찾아 '한국 축구의 미래'와 직접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이날 경기가 더욱 특별했던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직접 현장을 찾아 ‘한국 축구의 미래’와 만나는 시간을 가진 덕분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경기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를 뽑아 직접 사인한 유니폼을 선물하는 ‘특별한 경험’을 함께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뽑은 최우수선수(MVP)였던 무원초등학교 5학년 성신은 학우들로부터 완전히 영웅 대우를 받았다. 메시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를 가장 좋아한다는 성신은 슈틸리케 감독에게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을 8강까지 이끌어 달라는 특별한 소감을 전했다. 어린 선수의 예상하지 못한 부탁에 다소 당황한 듯한 슈틸리케 감독은 멋쩍은 듯 미소를 지으며 “일단 최종예선부터 통과하겠다. 그러고 나서 본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등장에도 두 학교 학우들의 눈은 온통 뜨거운 햇살 아래 그라운드를 누빈 22명의 친구에 집중됐다. 오늘 하루만큼은 이들이 두 학교 친구들에게는 무원초등학교 운동장을 화려하게 수 놓은 최고의 축구선수이자 우리 동네 아이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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