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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면 안 되는 구자욱과 류중일 감독의 '웃픈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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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괘안나' 삼성 구자욱은 10일 LG전에서 자칫 큰 부상을 당할 뻔한 아찔한 상황을 맞으면서 삼성 류중일 감독 등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삼성은 박한이, 김상수 등 야수와 차우찬, 안지만 등 투수들의 줄부상으로 고전하고 있다.(자료사진=삼성)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삼성의 시즌 4차전이 열린 11일 잠실구장. 경기 전 삼성 내야수 구자욱(23)은 뒷목이 조금 뻐근한 듯했다.

전날 구자욱은 4회 2루 도루를 하는 과정에서 LG 유격수 오지환과 부딪혔다. 우익수 쪽으로 쏠린 송구를 받으려고 훌쩍 뛴 오지환의 왼쪽 다리에 슬라이딩하던 구자욱의 머리가 충돌했다.

어쩔 수 없는 플레이였지만 뇌진탕 등 자칫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뻔한 장면이었다. 한동안 쓰러져 있던 구자욱은 일어났지만 목 부근이 불편한 듯 부여잡았다. 일단 구자욱은 이후 백상원의 적시타 때 홈을 파고드는 등 이날 4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2득점으로 9-3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 중계진의 걱정처럼 다음 날 몸 상태가 우려됐다. 당일은 어떻게든 경기를 치렀더라도 다음 날 통증이 도지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11일 경기 전 구자욱은 "자동차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처럼 목 쪽에 불편함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구자욱은 그러나 "그래도 뛰어야죠"라며 다부진 표정을 지었다. 현재 팀 사정상 구자욱은 쉽게 빠질 수 없는 선수다. 이미 삼성은 부상 악재에 신음하는 상황. 여기에 구자욱까지 이탈하는 일은 상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다.

'격투기 아닙니다' 삼성 구자욱이 10일 LG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다 송구를 잡으려던 상대 유격수 오지환과 부딪히는 모습.(자료사진=삼성)

 

삼성은 박한이, 아롬 발디리스, 김상수 등 주축 야수들이 빠져 있다. 여기에 선발 차우찬, 콜린 벨레스터와 새 마무리 안지만 등 마운드에서도 구멍이 적잖다. 최근 통풍으로 3일 정도 입원했다는 구단 관계자는 "류중일 감독이 '선수도 모자라 이제는 프런트도 부상이냐'고 웃픈 농담을 하더라"고 귀띔했다.

그만큼 고민이 깊다. 류 감독은 "6번 타순이 중요한데 (부상자가 많아) 이승엽을 5번으로 써야 한다"면서 "또 중간 투수들이 선발로 나서는데 그러면 2군에서 올라온 투수들이 불펜을 메워야 하니 불안감이 없지 않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러니 구자욱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뛸 수밖에 없다. 이날도 구자욱은 3루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나름 중심 타자의 몫을 해냈다.

다만 1루 수비에서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3회말 무사 1, 2루에서 이병규의 강습 타구를 잘 잡은 구자욱은 재빨리 2루로 송구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송구가 LG 주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허리 쪽을 맞았다.

타이밍으로는 아웃이었지만 공이 튀면서 세이프가 됐다. 악송구가 아니었지만 구자욱의 실책으로 기록됐다. 삼성은 이후 5점을 내주며 승기를 뺏겼다. 구자욱은 8회 3루타와 득점으로 분전했지만 2-16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지난 8일 SK와 홈 경기에서 연장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뒤 환호하는 삼성 구자욱.(자료사진=삼성)

 

물론 구자욱이 무리해서 뛰는 것은 아니다. 구단의 미래인 만큼 구단에서도 애지중지 신경을 쓴다. 지난달 24일 케이티전에서도 구자욱은 6회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업혀나왔다. 개막 시리즈 때 입은 오른 발꿈치 통증 때문이다.

본인이 워낙 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더욱이 구자욱은 저러다 다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이를 악무는 전력 질주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친다. 이런저런 자잘한 부상은 감수하고 뛰는 구자욱이다.

구자욱은 올 시즌 신인왕 2년차 징크스가 무색할 정도다. 안타(42개)와 득점(27개) 4위, 도루 6위(6개), 타율 16위(3할3푼9리) 등 전방위적 활약을 펼친다. 1번 타자로 나서다 최근에는 3번으로 출전한다. 다치면 안 되는 선수다.

11일 패배로 삼성은 5할 승률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며 15승17패, 공동 5위에 머물렀다. 과연 삼성이 언제쯤 부상 병동에서 벗어나 정상 전력을 가동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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