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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준, 구자범 교체 논란 사과 "자존심 때문에 불거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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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장문의 사과글 올려

지휘자 구자범과 작곡가 류재준. (사진=서울국제음악제 제공)

 

2016서울국제음악제(SIMF / 조직위원장 임성준) 예술감독이자 작곡가인 류재준이 무대에 오르기로 했던 지휘자 구자범 교체해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자신의 자존심 때문에 불거진 일'이라며 사과했다.

류재준은 17일 0시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구자범 지휘자와의 문제는 어찌 보면, 제 자존심과 경솔함, 유치함 때문에 불거진 일"이라며 "구 지휘자가 연주자들 앞에서 제 곡을 고치라고 말한 것이 이 일의 시초"라고 고백했다.

그는 "평소 작곡가는 연주자와 같이 곡을 써야 한다고 말하던 소신을 생각하면 당연히 받아드릴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작곡가로 은퇴 선언을 하고 마지막으로 사람들 앞에 내보일 작품이라고 생각하니 남달리 애착이 갔다"고 밝혔다.

이어 "둘만 있을 때 이야기해도 될 것을 왜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했는지에 대해 상당히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또 "당시에는 넘어갔지만 마음속에 응어리가 남아 있었는지, 구자범에게 전화해 '내 곡이 이상하면 굳이 연주하지 말라"며, "일리야 그린골츠라는 세기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오니 클래식 음악 중 하나로 선택해서 연주하자고 제안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솔직히 사과를 받고 싶은 것"이었다고 고백했다.

이러한 류재준의 발언에 "구자범은 '책임질 수 있냐'고 물었고, 류재준은 '내 곡을 존중하지 않으면 연주하지 말라'고 했고, 이후 '구자범은 연주회에서 빠지겠다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설명했다.

통화를 마친 뒤 류재준은 상황을 수습하려고 새벽에 문자를 보내고, 주변 사람을 통해 전화하기도 했으나 리허설을 앞둔 시간까지 구자범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후 상황은 알려진 대로, 구자범이 리허설에 불참했고, 류재준은 새로운 지휘자를 섭외한 뒤 페이스북에 '구자범이 잠적했다'는 글을 올렸다.

류재준은 "'구자범 잠적하다'라고 쓴 것은 한마디로 유치함의 극치였다"며 "제게 도움을 주기 위해 큰 결심을 한 친구를 자존심의 과잉과 경솔함으로 모자라 유치하게 폄훼했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여러분의 심기에 불편을 드린 점"과 "도움을 주려고 온 친구(구자범 지휘자)에게 상처를 또 준 것 같아 죄송할 따름"이라 밝히고, "또한 연주회에 헌신을 다하고자 한 연주자 분들께도 사죄의 말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오후 2016 SIMF는 ‘지휘자 구자범이 잠적’했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해당 보도자료는 구자범이 첫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갑자기 연주회 탈퇴 의사를 보인 후 현재까지 잠적 중이라, 지휘자를 긴급히 교체했다는 내용이었다.

류재준은 해당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이번 음악제는 지휘봉을 내려놨던 지휘자 구자범의 3년 만에 복귀 무대로 관심이 쏠렸었다. 때문에 그의 갑작스런 잠적 소식은 언론을 통해 발 빠르면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하지만 구자범이 '류재준이 사퇴를 종용했다'고 반박하면서, 상황은 진실 게임 양상으로 변했다.

결국 류재준이 '사과글'을 올리면서 1차적으로 상황은 마무리된 듯 보인다.

하지만, 이미 클래식 팬들에게는 적지 않은 실망감만 안겼고, 짧은 시간 동안 크게 벌어진 상처가 당분간은 쉽사리 봉합될 것처럼 보이지 않아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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