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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실종' 그리고 '자비에 돌란'…칸영화제가 빠진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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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고, 누군가는 빈 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가 엇갈리는 희비 속에서 막을 내렸다.

프랑스 작은 휴양도시 칸에서 12일간 벌어진 이 영화제는 예상과 전혀 다른 수상자들을 배출해냈다. 심사위원장인 조지 밀러 감독을 중심으로 이뤄진 결정이었지만 예측을 뛰어 넘는 의외의 결과였다는 평가다.

기쁨도, 아쉬움도 많았던 올해 칸영화제 키워드를 정리해봤다.

영화 '마 로사'와 '세일즈맨' 그리고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영화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의 포스터 및 스틸컷. (사진=제69회 칸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캡처)

 

◇ 소외 계층을 향한 관심…아시아권 배우들의 수상

제69회 칸영화제는 사회 소외 계층을 향한 관심을 멈추지 않았다. 노동자, 여성 등 사회 소외 계층과 약자들을 위한 영화들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수상작은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에 오른 영화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다. 영국의 80세 거장 켄 로치 감독이 은퇴를 번복하고 만든 이 영화는 병에 걸린 목수가 복지 수당을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켄 로치 감독은 영화를 통해 영국 사회 구조 속에서 노동자들이 처한 부조리한 현실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남우·여우 주연상은 모두 아시아권 배우들에게 돌아갔다. 이란 영화 '세일즈 맨'의 배우 샤하브 호세이니와 필리핀 영화 '마 로사'의 재클린 호세가 그 주인공.

수상이 유력하다고 점쳐지던 배우들은 아니었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인권 문제를 다룬 영화의 가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세일즈 맨'은 테헤란으로 이사를 간 젊은 커플이 전 세입자와 관계된 사건에 얽혀 일상이 변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고, '마 로사'는 편의점을 운영하는 네 아이의 엄마 로사가 부패한 경찰에게로부터 자유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 '아메리칸 허니' 스틸컷. (사진=제69회 칸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캡처)

 

◇ 여우주연상 빼면? 여성 수상자=1

올해도 예외는 없었다. 여우주연상을 제외한 주요 수상 부문은 심사위원상을 제외하면 남성 감독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당초 황금종려상 수상이 유력시됐던 영화 '토니 어드만'의 수상이 불발되면서 20년 만에 여성 감독이 상을 타게 되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나마 여성인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이 영화 '아메리칸 허니'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면서 체면 치레를 했다.

유명 영화제들이 인종, 성별 등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는 것처럼 칸영화제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해 역시 경쟁 부문에 남성 감독들에 비해 현저하게 여성 감독들의 수치가 적은 것을 두고 여성 단체들의 시위가 벌어졌을 정도다.

여성 문제를 다룬 영화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경쟁 부문 및 성별과 무관한 수상 부문에서 여성 감독들에게 더욱 집중해야 하는 순간이다. 그것이 칸영화제가 가진 본래의 정체성과 신념을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보인다.

영화 '토니 어드만'의 스틸컷과 자비에 돌란 감독. (사진=제69회 칸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 캡처, 네이버 영화 캡처)

 

◇ '칸의 총아' 자비에 돌란 감독? 예측 엇나간 시상식

22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자비에 돌란 감독의 영화 '단지 세상의 끝'이 심사위원대상에 호명됐다. 무대에 오른 그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준비된 수상 소감을 읽어 나갔다.

그러나 이후, 그의 수상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평단에게 높은 평점을 받은 '토니 어드만' 등의 영화가 수상에서 배제되고, 혹평이 대다수였던 '단지 세상의 끝'이 황금종려상 다음 상인 심사위원대상에 선정된 게 의아하다는 것.

캐나다 출신 자비에 돌란 감독은 일찍이 젊은 천재 감독으로 칸영화제에서 주목 받았다. 칸영화제가 신인 감독인 그를 발굴해 키워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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