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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MVP가 벤치?" 김태형의 엄살과 조범현의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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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수들 고른 활약에 주전 경쟁 치열

'같은 선글라스 안, 눈빛의 의미는 다르다?' 올 시즌 부동의 1위를 질주 중인 두산 김태형 감독(왼쪽)과 주축들의 부상으로 힘겨운 일정을 치르고 있는 케이티 조범현 감독.(자료사진)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케이티의 시즌 5차전이 열린 25일 잠실구장. 경기 전 두 팀 사령탑의 표정은 사뭇 달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위답게 느긋한 얼굴이었다.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9승1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팀 타율 1위(3할1푼1리)에 팀 평균자책점(ERA)도 3.99로 2위다. NC(3.98)과 거의 차이가 없다.

지난해까지 주포로 활약한 김현수(볼티모어)의 공백이 무색할 지경이다. 홈런 1위(14개), 타점 4위(7개) 김재환과 장외 타격 2위(3할9푼9리) 오재일 등 새롭게 주전으로 도약한 선수들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여기에 타율 2위(3할7푼3리) 민병헌, 5위(3할5푼1리) 양의지 등 기존 주축들은 더욱 무서워졌다. 홈런 5위(10개)를 달리는 민병헌은 최근 타격감에 대해 "주자들이 있을 때 더 세게 치려고 마음 먹은 게 잘 되고 있다"면서 "재수가 좋을 뿐"이라고 말했다.

주전 2루수 오재원의 부상도 큰 걱정이 없다. 전날 오재원은 주루 플레이 도중 왼 허벅지 통증을 느껴 빠졌다. 김태형 감독은 "오재원의 자리는 최주환이 나선다"면서 "재원이도 생각보다 큰 부상이 아닌 것 같다"며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오재원은 올 시즌 타율 2할9푼9리를 기록 중이고, 최주환도 타율 2할7푼4리로 나쁘지 않다.

워낙 잘 나가는 집이라 큰 걱정이 없는 것이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취재진 사이에서 "무슨 문제가 있어야 질문을 하는데 물어볼 게 별로 없다"는 농담이 나왔다. 이에 김 감독은 "결과가 좋으니까 그렇지 경기 중에는 마음 졸일 때가 많다"고 짐짓 엄살(?)을 피웠다.

▲케이티, 유한준-김사연-피노 등 주축 이탈

반면 조범현 케이티 감독은 엄살이 아니라 진짜 근심이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케이티는 최근 10경기 3승2무5패로 고전을 해왔다. 전날도 두산에 앞서다 5-8 역전패를 안았다. 18승23패2무, 승률 4할3푼9리로 9위에 머물러 있다. 1위 두산(30승12패1무)과는 11.5경기 차다.

조 감독은 "베스트 멤버로 붙어도 모자랄 판에 부상자들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케이티는 주포 유한준과 시범경기 홈런왕 김사연, 외국인 투수 요한 피노 등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MVP 정수빈이 자리가 없어 벤치에 있다"는 말에 조 감독은 "대타로 누굴 쓸까 고민을 한참 했다"고 서글픈 농담을 했다. 이날도 케이티는 지명 타자로 포수 자원인 윤요섭이 나선다.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들이 많은 신생팀의 어쩔 수 없는 약점이다. 조 감독은 "불펜진이 아직 어리다 보니 공을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모른다"면서 "예컨대 같은 몸쪽 공이라도 볼카운트와 상대 타자의 성향에 따라 의미가 다른데 그걸 아직 깨닫지 못한다"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잘 나가는 집 두산 감독의 엄살과 어려운 집안 살림을 꾸리고 있는 케이티 사령탑의 탄식이 대비를 이룬 25일 경기 전 양 쪽 더그아웃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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