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끝까지 가봐야 하나' 16일 대한체육회 이사회가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바꾸지 않겠다는 방침을 확인하면서 리우올림픽 출전의 길이 여전히 막히게 된 수영 스타 박태환.(자료사진=박종민기자)
한국 수영 간판 박태환(27)의 올림픽 출전이 쉽지 않다. 대한체육회가 요지부동의 자세를 보이면서 결국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판단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대한체육회는 16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제 3차 이사회를 열고 기존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대해 개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태환의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을 불허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체육회 한종희 이사는 이날 이사회 뒤 브리핑에서 "기존 규정을 개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국가대표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선발에 대한 결격 사유를 강화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이어 "금지약물 복용은 선수의 기본 정신인 페어플레이에 위배되고 교육적인 측면에서 엄정한 처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이사는 또 "이같은 결정을 오늘 바로 CAS에 보고할 것"이라면서 "중재 절차가 진행되면 체육회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AS의 결정이 나오더라도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박태환은 지난 2014년 9월 도핑 양성반응이 나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년 6개월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3월2일 FINA의 징계가 풀렸지만 '도핑 적발 선수는 징계가 만료된 뒤에도 3년 동안 국가대표로 뽑힐 수 없다'는 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5조 6항에 따라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박태환은 지난 4월 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 출전해 4개 종목을 석권하며 올림픽 A 기준 기록을 통과했다. 특히 주종목인 400m는 올 시즌 세계 랭킹 4위의 기록이다.
하지만 체육회는 이중처벌 논란에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해외 선수 사례에서 보듯 도핑 적발 선수에 대해 국제연맹 외에 해당 국가의 징계는 CAS에서 이미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도 이에 대해 각 가맹국가에 공지한 바 있다. 그러나 체육회는 CAS와 IOC의 결정에도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불허한다는 입장이다.
체육회의 결정에 대해 박태환은 지난 4월 말 CAS에 항소한 바 있다. 체육회는 이날 "CAS가 반대 결정을 내린다면 이의 제기를 할 수도, 존중할 수도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속심제도가 있기 때문에 시간 지연에 따른 (국가대표 명단 마감 시한 초과 등의) 피해는 없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올림픽과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를 따냈던 박태환. 과연 리우에서 마지막 올림픽 도전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