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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무신 쿠데타' 주도한 하급무사 이의방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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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역사저널 그날' 100년 이어간 고려 무신정변의 실체 파헤쳐

(사진=KBS 제공)

 

"문신의 관을 쓴 자는 모조리 죽여 씨를 말려라!"

26일(일) 밤 9시 40분 방송되는 KBS 1TV '역사저널 그날'에서는 고려 건국 이래 최대의 난으로 꼽히는 '무신정변'을 다룬다.

1170년 8월의 마지막 날, 개경 동쪽에 있는 보현원에 피바람이 몰아친다. 무신들의 반란이었다.

"문신들은 기고만장해 취하도록 퍼마시는 반면, 무신은 모두 배고파 죽을 지경이니… 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 - 고려사

고려 제18대 왕 의종의 차별 대우에 무신들의 불만은 나날이 깊어졌고, 마침내 이러한 불만을 폭발시킨 결정적 사건이 벌어진다. 바로 종5품 문신 한뢰가 종3품 대장군으로 최고위급 무신인 이소응의 뺨을 때린 것이다.

무신들은 이를 계기로 보현원의 병력을 장악하고, 문신들을 살해하기 시작한다. 무신정변의 서막이었다. 이후 무신들은 파죽지세로 보현원을 장악하고, 개경의 궁궐까지 위세를 떨친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무신정변을 일으킨 핵심 세력이 왕의 측근에서 왕을 호위하는 '친위군'이라는 것이다. 정변의 주동자로 흔히 알려진 정중부 역시 친위군 출신으로 왕의 총애를 받던 인물이다.

하지만 실제 정변을 주동한 인물은 종3품 대장군인 정중부가 아니라, 정8품 산원에 불과한 이의방과 이고였다. 하급 무신이었던 이의방과 이고는 자신들만으로 거사를 준비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고위 무신 정중부를 포섭한다. 고위 무신들과 하급 군졸들을 잇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며 정변을 주도한 것이다.

정변이 진행된 3일 동안 죽임을 당한 문신의 수는 대략 150명에 달했다. 눈앞에서 벌어진 살육에 두려움을 느낀 왕은 무신들에게 칼을 하사하고 승진시키며 그들의 마음을 달래려 애썼다.

그런데 정변 둘째 날, 궁궐에서 뜻밖의 사건이 터진다. 환관 왕광취가 동료를 모아 무신들에게 반격을 시도한 것이다. 무신정변의 목적은 왕조를 바꾸기 위함이 아니라 문신들을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환관들은 왜 정변을 막으려고 했을까.

결국 왕광취를 비롯한 환관과 내시 20여 명은 무신들에게 죽임 당하고, 왕 의종은 폐위돼 거제도로 유배를 간다. 이후 무신들은 의종의 동생을 새로운 왕으로 세운다. 그가 허수아비에 불과했던 제19대 왕 명종이었다. 그렇게 왕까지 교체한 무신들은 권력의 정점에 서게 된다.

1173년 8월, 문신 김보당이 군사를 일으킨다. 이의방과 정중부를 치고 의종을 복위시키기 위함이었다. 김보당의 난은 무신정변이 일어난 이후 문신이 일으킨 대표적인 반(反) 무신란이었다. 하지만 이의방은 군사를 보내 김보당의 군대를 토벌하고, 반란은 한 달 만에 진압된다.

이후 무신들은 김보당의 난을 빌미로 의종을 시해하고, 남은 문신들마저 제거한다. 반대 세력을 모두 숙청하고, 1174년 자신의 딸을 태자비(太子妃)로 만든 이의방은 명실상부, 고려의 1인자로 우뚝 서게 된다.

하급무신 이의방을 중심으로 3일 만에 고려를 완전히 장악하고, 이후 100년의 세월을 이어간 무신시대의 실체가 역사저널 그날에서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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