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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썸 "운이 좋다고? 에이, 노력의 결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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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사진=맵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키썸(본명 조혜령)은 꽤 이름이 알려진 여성 래퍼다. 정식 데뷔 전 경기도 버스 자체방송인 G BUS TV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고, '쇼미더머니3', '언프리티 랩스타'를 통해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이렇다 할 대표곡이 없었다. 랩 실력보다 귀여운 외모로 더 주목받았던 게 사실이다. 꽤 속이 쓰렸을 키썸은 이달 초 보란 듯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첫 미니앨범 '뮤직'의 선공개곡인 '맥주 두 잔'으로 음원 차트를 강타한 것이다.

'딱 기분 좋은 두 잔 / 나 2차는 못 가 / 낼 새벽 5시에 나가 / 난 할 일이 너무 많아 너무 많아'란 후렴구가 인상적인 이 곡은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을 비롯한 각종 차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화려한 랩스킬이 돋보이는 곡은 아니다. 키썸은 덤덤하게 '스물넷 조혜령'을 이야기했고, 대중은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음원 성적이 좋아서인지, 원래 그런 캐릭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키썸은 힘이 넘쳤다. 자신감도 충만했다. 그는 기자가 "여러모로 꽤 운이 좋은 사람인 것 같다"고 하자 책상을 '쾅' 하고 내려치며 말했다. "에이, 아니죠.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겁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첫 미니앨범 '뮤직'에 대한 소개를 하자면.
"제목이 '뮤직(MUSIK)'인데, 이걸 뒤집으면 '키썸(KISUM)'이죠. 진짜 키썸이를 보여주는 앨범. 스물넷 조혜령의 이야기를 담은 5곡이 담겼어요. 대단할 건 없지만, 정말 솔직하게 감정을 풀어냈어요. 전곡 작사하고, 처음으로 작곡에도 참여했어요. 자식 같은 앨범이랄까. 타이틀곡 '노잼' 뮤직비디오도 직접 허리에 카메라를 달고 진짜 신선하게 찍었어요. 꼭 같이 봐주세요."

-선공개곡 '맥주 두 잔'의 음원 성적이 좋더라. 예상한 결과인가.
"아니요. 예상 못 했어요. 완전 자전적인 곡이거든요. 키썸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기분이 너무 좋았죠. 무서움, 두려움, 설렘도 있었고요. 그냥 감정이 복잡했어요. 물론 좋은 감정이 더 컸지만."

-인기 비결이 뭐였을까.
"실제로 맥주 두 잔을 마시고 녹음했어요. 제목 그대로였죠. '내가 원하는 건 행복한 것 뿐인데, 세상은 많은 걸 원한다'는 자조적인 이야기 같은 거죠. 요즘 너무 바빠서 맥주 마실 시간도 없었거든요. 회사에서 음원사이트에 의뢰해서 조사해본 결과 직장인분들이 가장 많이 좋아해 주셨다고 하더라고요.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겠죠?"

-그 외 곡들을 소개해달라.
"'노잼'은 아무 생각 없이 춤추고 즐기자는 곡이에요. 누구나 뭘 해도 재미없는 시기가 있잖아요? 저도 한 두 달 전에 그런 시기를 겪었거든요. '자유시간'에는 진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담았어요. 가족, 친구, 동료가 될 수도 있는데, '넌 나에게 자유시간 같은 존재다!라고 이야기하는 곡이죠.

또 '옥타빵'은 제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자 키썸이가 새로 태어나는 상징적인 공간에 대해 이야기 하는 곡이고, '커버 업'은 이루어질 수 없는 짝사랑에 대한 곡입니다."

-어떤 평가를 받길 원하나.
"그동안 외모로 더 큰 주목을 받았잖아요. 물론 나쁜 건 아니죠. 예쁘다는 데 누가 싫어하겠습니까. 그런데 실력으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었어요. 이 앨범을 통해 색깔 있는 아티스트 키썸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요. 어떻게 보면 일기를 보여주는 건데, 오글거리거나 부끄럽지 않아요. 빨리 들려주고 평가받고 싶은 마음이 더 크죠."

 

-'경기도의 딸'로 불리다 어느새 유명 여성 래퍼가 됐다.
"원래는 걸그룹 연습생이었어요. 3년 정도 죽어라 열심히 하다가 뭔가 회의감을 느껴서 그만뒀죠.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G BUS TV에 출연해 관심을 받았어요. 그게 신의 한 수였죠. 덕분에 경기도 홍보대사까지 됐으니까. 또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에 나가서 많은 사람에게 이름을 알렸고요. 생각해보면 신기한 일이죠. 운이 좋다고요? 에이,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거죠."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자신감은 언제나 넘쳤죠. 히히. 그리고 전 원래 외모에 관심이 없어요. 화장도 잘 못 하고요. 동네에서도 츄리닝 반바지 차림에 '생얼'로 돌아다녀요. TV에 나와야 하니 예의상 화장을 한 것뿐인데…"

-'악플'을 신경 쓰는 편인가.
"댓글은 보는데 음원사이트 리뷰는 잘 안 봐요. 그런데 이번엔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리뷰 1000개를 다 봤는데, 악플이 많이 줄었더라고요. 좋고 싫은데 이유가 있나요. 다 저를 좋아해 주실 수는 없으니까. 최근에 좌우명을 '마이 웨이(My Way)'로 바꿨어요. 누가 뭐래도 내 길만 가려고요!"

-롤모델이 있나? 앞으로 어떤 행보를 밟고 싶은지.
"로린힐(Lauryn Hill)을 너무 좋아해요. 노래하고 기타치고 랩까지 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대박 멋있었어요. 이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저도 뭐든지 다 잘하는 아티스트가 되려고요."

-이번 활동 목표는.
"제 노래가 많은 사람의 플레이리스트에 담겼으면 해요. 자기 전이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아니면 짜증날 때 항상 듣게 되는. 일상 속에 있는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단독 공연을 여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 한 마디.
"음, 앞으로 키썸 팬이라고 했을 때 부끄럽지 않은 아티스트가 될 게. 사랑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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