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NC와 홈 경기에서 역대 최다 투구수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두산 외인 마이클 보우덴.(자료사진=두산)
두산 외국인 우완 마이클 보우덴(30)이 한국 무대 데뷔 시즌에서 대기록을 수립했다. 평생 한번 나올까 말까 하는 노히트 노런이다.
보우덴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서 9회까지 삼진 9개를 잡아내며 사사구 4개만 내주는 완벽투를 펼쳤다. 안타와 점수를 1개도 허용하지 않고 팀의 4-0 완승을 이끌며 노히터 노런을 완성했다.
불굴의 역투였다. 보우덴은 8회까지 투구수 124개를 기록하며 한계에 이르렀다. 올 시즌 본인의 최다 투구수(118개)를 이미 넘어섰다.
하지만 9회도 보우덴은 마운드에 올랐고, NC의 2~4번 강타자들을 상대했다. 김준완을 삼진으로 잡은 보우덴은 박민우를 2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타자 나성범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대기록을 마무리했다.
투구수는 무려 139개. 역대 KBO 리그 13번의 노히터 중 최다 투구수였다. 종전까지는 지난해 두산 유네스키 마야가 4월 9일 넥센과 잠실 홈 경기에서 던진 136개 투구였다. 그만큼 투혼이 빛났다. 9회도 시속 147km를 찍었다.
이날 보우덴은 최고 구속 151km를 찍으며 NC 타선을 압도했다. 낙차 큰 포크볼로 상대 타자들을 유혹했고, 커브와 슬라이더도 곁들였다.
여기에 데뷔 시즌 두 자릿수 승수(10승3패)를 대기록으로 장식해 의미를 더했다. 경기 후 김태형 두산 감독은 "본인의 10승을 노히터로 달성한 보우덴에 축하의 말을 전한다"면서 "포수 양의지와 호흡은 물론 뒤에서 좋은 수비로 뒷받침한 야수들 모두 합심해서 만든 기록"이라고 기뻐했다. 이어 "지난해 마야가 대기록 뒤 부진했기 때문에 9회가 염려됐지만 선수의 의지가 확고했다"면서 "등판 전 휴식이 길어 교체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경기 후 보우덴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기분이 좋다"면서 "팬들의 성원도 있고 야수들이 든든하게 지켜서 대기록이 가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고교 때 노히터가 2번 있었지만 (프로) 공식 기록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힘든 상황에 대해서는 "(노히터) 기회가 흔한 게 아니고 팬들의 응원 에너지가 대단해서 아드레날린이 분비됐다"면서 "피로가 없어서 다시 나갔고 힘든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수 양의지에 대해 "호흡 맞추는 게 좋고 언제나 든든하게 리드해준다"면서 "항상 편하게 해준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