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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역할'에 내몰린 男…'동물의 세계'서 찾는 자성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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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3부작, 사자·늑대·원숭이 수컷과 인간 사회 아버지 비교

(사진=EBS 제공)

 

"남자는 밖에서 돈 벌어오고 여자는 집 안에서 살림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남녀관을 갖고는 살기 힘들다. 스스로 설자리를 잃고 있다고 느끼는 남성들은 어떠한 변화의 자세를 취해야 주변 사람들과 상생을 이룰 수 있을까.

오는 11일(월)부터 13일(수)까지 3일 동안 밤 9시 50분에 EBS 1TV에서 방송되는 '다큐프라임'에서는 '아버지의 이름으로'라는 주제로 사자, 늑대와 여우, 원숭이 무리 속 수컷의 모습을 통해 이 시대 아버지의 이야기를 전한다.

먼저 1부 '가족의 방패, 사자 아빠'에서는 잠만 자고 빈둥거리는 것으로 알려진 수컷 사자가 무리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수컷 사자는 암컷이 고생해서 사냥해 오면 잠만 자고 빈둥거리다 낼름 뺏어먹는 얄미운 존재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조금 더 유심히 관찰해 보면 수컷 사자의 가장 큰 역할은 무리를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지키는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즉, 하이에나 혹은 다른 무리에서 이탈한 수컷 사자로부터 암컷과 새끼를 보호한다는 것이다. 이 와중에 수컷 사자가 침입자와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제작진은 이러한 수컷 사자의 삶에, 주말이면 잠만 자는 것처럼 보여도 알고 보면 가족의 안전과 생계를 위해 땀 흘리는 아빠들의 모습을 대입한다. 성격 까칠한 사춘기 딸을 끔찍이도 아끼는 아빠의 사연도 들여다본다.

다음으로 2부 '가장의 판타지, 늑대처럼 여우처럼'에서는 직장에서 비굴하게 상사 눈치보고, 집에 오면 아내와 아이들에게 무시 당하는 아빠들의 사연을 다룬다.

늑대 무리의 우두머리는 먹잇감이나 천적이 나타났을 때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지에 대한 전략을 짠다. 무리의 구성원들은 그런 우두머리를 믿고 잘 따른다. 어쩌다 우두머리에게 덤비는 늑대가 생기면 서열이 낮은 늑대가 먼저 나서서 저지한다. 여우의 경우 서로 짝이 맺어지면 암수의 금실이 아주 좋기로 유명하다.

늑대처럼 주위 사람들로부터 존중받고 아내로부터 사랑도 듬뿍 받고 싶은 아버지들의 희망사항은 어떤 형태를 취하고 있을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마지막 3부 '아버지의 굴레'에서는 음식 앞에서는 가족도 없는 일본 원숭이 수컷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수컷 일본 원숭이는 먹는 것 앞에서는 암컷이고 새끼고 양보가 없는 난폭한 욕심쟁이다. 다들 우두머리 수컷을 무서워하고 가까이 가기도 꺼려 한다. 오랜 세월 동안 남성의 모습을 규정해 온 가부장적인 아버지상과 겹쳐지는 대목이다.

제작진은 "무리 위에 군림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본 원숭이 수컷도 말썽꾼이 암컷과 새끼를 괴롭히면 나서서 응징하고, 새끼와 암컷의 털도 골라주는 등 자상한 모습을 품고 있다"며 "사실은 아버지도 가족과 어떻게 관계맺음을 해야 할지 서투른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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