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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김병지 "98년 헤딩골이 가장 기억에 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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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경기에 출전한 뒤 축하를 받고 있는 김병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병지(46)가 정들었던 골키퍼 장갑을 벗었다.

무려 24년간 프로 생활을 하면서 K리그 역대 최다인 706경기 출전, 153경기 연속 무교체 출전, 229경기 무실점 등 기록의 사나이가 퇴장했다. 리그컵과 FA컵, 그리고 국가대표 A매치를 포함하면 800경기가 넘는다. 기억하기조차 힘든 수지만, 그래도 김병지의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있는 경기가 있다.

바로 1998년 10월24일. 울산 현대 소속으로 뛴 포항 스틸러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 당시 김병지는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골키퍼 최초로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울산을 챔피언결정전에 올려놓았다.

김병지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998년 10월24일 헤딩골을 넣었던 게 제일 기억이 난다"면서 "어떻게 보면 공격하는 골키퍼의 종지부를 찍었던 경기였고, 또 동해안 더비의 시작이었다. 그날이 또 아내의 생일이었다. 기적과 같은 일들이 현실이 됐던 장면이라 아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가장 후회가 남는 경기는 언제였을까.

바로 포항 소속이었던 2004년 챔피언결정전이다. 당시 수원과 맞붙은 포항은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김병지는 마지막 키커로 나섰지만, 영원한 라이벌 이운재의 선방에 막혀 눈물을 흘렸다.

김병지는 "2004년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부차기로 졌다"면서 "우승을 가늠하는 승부차기였는데 그 때 내가 못 넣어서 팀이 지는 바람에 너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울산 시절 김병지. (사진=울산 현대 제공)

 

김병지는 성실의 상징이었다. 현역 생활 동안 술, 담배를 일절하지 않았고, 덕분에 몸무게는 늘 78.5kg를 유지했다. 동갑내기들이 K리그 지휘봉을 잡은 가운데 현역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이었다.

김병지는 "술, 담배는 일절 하지 않았다. 저녁 8시 이후 개인 스케줄도 거의 잡지 않았다. 몸무게를 지킨 것이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제일 큰 이유였던 것 같다"면서 "(은퇴했으니) 일단 킬로그램을 놓고 싶다. 와이프랑 와인을 더러 모았는데 와인도 한 잔씩 하고 싶다"고 웃었다.

24년 프로 생활. 사실 2008년 허리 수술을 하면서 위기가 있었다. 의사는 "선수 생활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김병지는 이겨냈다.

김병지는 "그 때 운동선수 생활을 포기해야 한다는 다짐을 받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이후 8년은) 덤으로 살아온 생활이었다"면서 "쉬는 중간에도 연락 온 팀도 있었지만, 이왕 쉬어갈 순간이라면 정리를 하고 그 다음에 보폭을 하는 게 지금 시기에 맞지 않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것도 잠시다. 곧 축구판으로 돌아올 계획이다.

김병지는 "녹색 그라운드는 아니겠지만 축구판에는 있을 것"이라면서 "공부도 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고, 또 후배들을 양성하는 일도 해야 한다. 고민해서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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