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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릴레이⑮] 해쉬스완 "'쇼미5' 최대수혜자? 운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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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릴레이' 인터뷰. 열 다섯 번째 주인공은 플로우식이 지목한 해쉬스완입니다.

래퍼 해쉬스완(HashSwan·본명 한덕광)은 최근 종영한 Mnet '쇼미더머니5'(이하 '쇼미') 최대수혜자 중 한 명이다. 우승후보로 거론된 주노플로를 꺾은 게 임팩트가 컸다. 이후 팀 선택 과정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느릿느릿하면서도 촘촘한 랩 스타일과 음색이 워낙 독특해서 시청자들의 기억에 오래 남았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인근에서 만난 그는 "운이 좋았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내 음악을 찾아 들어주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1995년생. 이제 막 힙합씬에 발을 들인 신예 래퍼 해쉬스완의 앞날은 창창해 보인다.

 

Q. 소개를 부탁한다.
래퍼 해쉬스완이다. 홈즈크루, 파이랩스 크루에 속해 있다.

Q. '해시스완'과 '해쉬스완' 중에 어느 표현이 맞나. 이름 뜻도 궁금하다.
둘 다 상관없다.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이름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나를 해시태그(hash tags)하라'는 의미에서 hash를, '백조'라는 이미지를 좋아하고 '백조'원을 벌고 싶다는 꿈이 있어서 'swan'을 썼다.

Q. 그럼 '쇼미'에 나온 대로 '해쉬스완'으로 하겠다. 플로우식이 당신을 지목했는데.
'쇼미' 촬영 당시 처음 봤다. 싸이퍼 미션, 3차 예선 1대 1 배틀, 팀 선택 이렇게 딱 세 번 봤다. 만날 기회가 적었는데, '도깨비' 곡 작업을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탈락자끼리 뭉치자'고도 하시더라. (웃음). 10~11살 터울의 형인데, 엄청 잘 챙겨준다.

Q. 힙합 음악을 시작한 계기는.
흔히 '중2병'이라고 하지 않나. 사춘기 때 내 감정을 남들에게 보여주길 꺼렸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그땐 내가 세상에서 가장 힘든 줄 알았다. 해소법은 혼자서 글을 쓰는 거였다. 기존 노래 가사를 내 상황에 맞춰 바꿔보기도 했다. 그러다 가사도 직접 쓰고 녹음을 하고 자연스럽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 제대로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쯤이다.

Q. 독학으로 연습했나.
고등학교 2학년 때 바스코 형을 찾아가 레슨을 받았다.

Q. 레슨을 받는 게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나.
없다고는 말 못 한다. 랩에 대한 지식이 아예 없는 사람이라면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반면, 기본기가 있는 경우엔 한계점이 있다. 난 레슨을 받으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음악을 해야하는 지에 대해 많이 배웠다. 그게 아직 남아 있기도 하다.

Q. 랩 스타일이 굉장히 독특하다.
성격이 어느 정도 묻어 나오는 것 같다. 게으른 편이라 늘어지고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하는데, 그게 랩에 반영됐다. '쇼미'에서 쿠시 씨가 '모기 같은 랩'이라고 표현해주셨는데, 하나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 같아 마음에 든다.

Q. 음원사이트에 등록된 곡이 별로 없더라.
곡 등록 절차를 잘 모른다. 지금까지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정규 1집을 진짜 멋지게 만들어서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는 데 그것도 하나의 이유다. 아, 홈즈크루 컴필레이션 앨범은 음원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Q. 믹스테잎만으로 이름을 알린 셈인가.
SNS, 유튜브에 작업물을 꾸준히 올렸는데, 생각보다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걸 보고 힙합 커뮤니티에서 내 이름을 검색해 곡을 찾아 들어주시기고 이름을 기억해 주시더라. 그런데 래퍼가 워낙 많아서 예전처럼 믹스테잎, 앨범만으로 스타가 되기는 쉽지 않다. 나도 그래서 '쇼미'에 출연한 거다.

Q. '쇼미'의 영향력이 참 막강해졌다.
장단점이 극명하게 나뉜다. '쇼미'로 인해 이런 흐름(앨범만으로 스타가 될 수 없는)이 생긴 건데, 방송에 한 번 나가서 랩스타가 될 수도 있으니까.

Q. '쇼미' 출연 소감은.
내 이름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딱 그정도였는데, 이렇게나 많은 분이 나를 좋아해주실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운이 좋았다.

Q. 힘든 점은 없었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게 내 성향과 잘 맞지 않았다. 경쟁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디스해야 하고 내가 더 위에 올라가야 한다는 게 힘들더라.

Q. 우승후보로 꼽힌 주노플로를 꺾으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싸이퍼 때부터 주노플로 형과는 절대 붙고 싶지 않았다. 형과 1대 1 배틀을 하게 됐을 때 사실 그러면 안되는데, 나조차도 내가 질 거라고 생각했다. 랩을 더 못 한다고 생각한 건 아니고 분위기가 좀 그랬다. 기죽으면 안 되겠다고 느끼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고 재밌게 무대를 준비해서 올라갔는데, 내가 이겼다. 방송 보신 분들은 아실 거다. 결과를 듣고 내가 더 놀랐다. (웃음).

(사진=CJ E&M 제공)

 

Q. 팀 선택에서 탈락했는데 아쉽지 않았나.
당시엔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오히려 할만큼 했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도깨비'로 결승 무대에 서보니 생각이 달라지더라. 지금은 무대에 올랐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Q. 단체곡 '도깨비' 참여 계기는.
길 형의 러브콜이 있었다. 제작진에게 해쉬스완과 꼭 같이 하고 싶다고 하셨다더라. 너무 감사하다.

Q. 비와이도 두 번 출연해서 우승했다. 재출연 의사가 있나.
비와이 우승 이후 "'쇼미'는 2년 설계해서 나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웃음). 난 원래는 절대 다시 안 나가려고 했다. 아까 말했다시피 경쟁해야 하는 시스템이 너무 싫다. 그런데 무대에 서보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고, 다음 시즌이 시작할 때쯤 고민하게 될 것 같다. 그건 나중 이야기니까 일단 많은 분들이 내 음악을 찾아 들어주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

Q. 이번 시즌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맞다. '쇼미' 출연 전에는 공연하고 나서 차비라도 받으면 다행이었다. 한 번이라도 더 무대에 서는 게 절실했고, 그걸 악용하는 사람도 많았다. 지금은 출연료가 말도 안 되게 높아졌다. 내가 가격을 제시한대로 계약이 성사되면 신기할 정도다.

Q. 소속사는 없는 상태인가.
그렇다. 어딘지는 말할 수 없지만, 러브콜은 정말 많이 오고 있다. 고민하고 있는 단계다. 아직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Q. 요샌 주로 어떻게 지내나.
공연도 많이하고 앨범 작업도 하고 있다. 홈즈 크루에서 함께 음악하고 있는 프로듀서 다이아몬드캐쉬 형과 8월쯤 EP앨범을 내려고 한다.

Q. EP앨범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해달라.
6곡 정도가 담긴다. 요즘 많이 나오는 힙합 느낌과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을 거다. 홈즈 크루 컴필레이션 앨범을 들어보시면 감을 잡으실 수 있다.

Q. 음악적 지향점은.
자연스러운 일상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다. 사람들이 배고플 때 먹방을 보지 않나. 나도 대리만족을 시켜주고 싶다.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싶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려고 한다. 또 랩을 정말 잘한다는 이야기 보다 음악을 잘 만든다는 소리를 듣는 게 목표다.

Q. 롤모델이 있나.
가장 큰 롤모델은 어머니다. 크게 사기를 당하신 적이 있다. 그런데 힘들다는 내색 한 번 하지 않으셨고, 회복 수준을 넘어서 이젠 집안 사정이 괜찮아졌다. 그걸 지켜보면서 '저렇게 살아야 하는구나'를 느꼈다. 래퍼로서의 롤모델은 빈지노다. 그동안 쌓아온 것들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멋있지 않나. 나도 그렇게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Q. 나에게 힙합은.
정의를 내리기 힘들다. 나중에 새로운 것에 도전할수도 있지만, 지금은 힙합이 재밌고 너무 좋다.

Q. 꼭 들어줬으면 하는 곡은.
'혼선'이라는 곡이 있다. 고민하지 말고 그냥 지금을 살자는 내용을 적은 건데, 녹음하고 나서 그 생각이 확고해졌다. 홈즈 크루 컴필레이션 앨범이 있는 '프리덤'도 추천한다. 내가 참여한 곡은 아닌데, 좋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이다.

Q.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해달라.
데이데이 형을 지목하겠다. 나와는 띠동갑 차이가 나는 형인데, '쇼미'를 계기로 친해졌다. 형이 진짜 랩을 잘한다는 걸 더 많은 사람이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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