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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승자도, 패자도 함구' 장혜진-강은주, 南北 대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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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8-11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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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강은주가 11일(한국 시각)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16강전에서 장혜진에 분패한 뒤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리우=노컷뉴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이 열린 11일(한국 시각) 브라질 삼보드로무 경기장. 16강전부터 시작된 이날 경기 중에는 흥미로운 대결도 있었다.

바로 장혜진(LH)과 강은주(북한)의 남북한 선수 간의 16강전이었다. 전날 사격 남자 권총 50m 결선에서 진종오(KT)와 김성국이 함께 경기했지만 1 대 1 남북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1세트 둘은 팽팽했다. 모두 27점씩을 쏴 세트 점수 1점씩을 나눴다. 그러나 2세트부터 실력 차이가 드러났다. 장혜진이 28-24로 이겨 세트 점수 3-1로 앞서갔고 3세트도 29-27로 가져갔다.

마지막 4세트 27-27로 비긴 가운데 6-2로 장혜진이 이겼다. 경기 후 두 선수는 물론 두 팀 감독도 손을 맞잡으며 격려했다.

하지만 경기 후 인터뷰에는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먼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으로 들어선 강은주는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채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아무 말 마시라요' 북한 강은주가 11일(한국 시각)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16강전에서 장혜진에 진 뒤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리우=노컷뉴스)

 

장혜진 역시 마찬가지였다.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뒤 통통 튀는 인터뷰로 쾌활한 성격을 드러낸 장혜진은 평소와 달랐다. 남북 대결을 의식한 듯 질문하는 취재진을 뒤로 하고 믹스트존을 지나쳤다.

경기장 밖 훈련장으로 향하는 길에서야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장혜진은 남북 대결을 의식했느냐는 질문에 "경기 전에는 의식이 좀 됐고, "처음에 은주가 생각보다 잘 쏴서 긴장됐다"면서 "그러나 막상 승부에 들어가면서는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다"고 답했다.

사실 전날 남북 선수단 사이에 대화는 오갔다. 장혜진은 "어제 오늘 16강전 앞두고 같은 데서 훈련하는데 한승훈 코치님이 북한 코치에게 사진을 같이 찍자고 얘기했는데 포즈를 취해서 찍을 수 없다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그럼 그냥 서 계시기만 하라고 해서 찍었다"고 말했다.

강은주 역시 마찬가지다. 장혜진은 "어제 사진 같이 찍자고 했는데 은주가 '저는 못 찍어요'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같이 쏘면서도 대화를 피하려 하더라"면서 "선수촌이 너무 멀어서 식당이나 양궁장, 숙소 가면서 마주칠 시간이 없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번 대회에서 북한 선수단은 사뭇 달라진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다. 여자 기계체조 이은주(강원체고)와 홍은정(북한)의 셀카는 큰 화제를 모았고,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위대한 몸짓"이라며 의미를 뒀다. 사격 김성국도 동메달을 따낸 뒤 "통일이 되면 (진종오의) 금메달과 동메달이 더 큰 하나의 메달이 되는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강은주는 한 마디의 말도 남기지 않았다. 패배에 대한 아쉬움이 큰 듯 보였다. 당초 강은주는 지난 9일 32강전에서 승리한 뒤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격려를 받고 환하게 웃었다. 리우올림픽 첫 1 대 1 남북 대결은 그렇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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