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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결산④]육상·수영 '日·中 날갯짓'…한국은 제자리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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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동안 리우데자네이루를 뜨겁게 밝혔던 성화가 꺼졌다. 사상 최초로 남미 대륙에서 열렸던 리우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새로운 세상'이라는 뜻의 '뉴 월드(New World)'를 슬로건으로 이번 대회는 전 세계 206개 나라, 1만500여 명의 선수가 열전을 펼치며 우정을 다졌다.

대한민국 선수단도 세계와 당당히 겨루며 '스포츠 코리아'의 위상을 높였다. 비록 금메달 10개 이상, 종합 10위 이내의 목표에는 살짝 못 미쳤지만 절반의 성공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부족한 나머지 1개의 금메달은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당선으로 채우고도 남았다. CBS노컷뉴스는 17일 동안의 감동과 환희의 리우올림픽을 돌아본다.[편집자주]

육상 남자 100m에 출전한 김국영의 레이스 장면.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이 나오는 종목은 육상과 수영이다. 육상에 47개, 수영에 46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흔히 말하는 '기초 종목'으로 타고난 신체적 능력에 가장 영향을 받는 종목이기도 하다. 아시아권 선수들이 약했던 이유다.

특히 한국과는 거리가 먼 종목이다.

육상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황영조의 금메달,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봉주의 은메달이 전부다. 그나마도 마라톤에서 나온 메달. 수영도 마찬가지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박태환이 딴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가 끝이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육상, 수영 모두 단 하나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은 다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신체적 능력의 한계가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세계와 나란히 달리고, 또 헤엄치고 있다.

중국은 리우 올림픽 육상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남녀 경보 20km에 메달이 쏠렸지만, 여자 해머던지기 은메달, 남자 세단뛰기 동메달을 땄다. 수영에서는 다이빙에서만 금메달 7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가져갔고, 경영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1개, 동메달 2개를 차지했다.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도 은메달 2개를 추가했다.

일본 육상은 남자 400m 계주 은메달 이변을 연출했다. 남자 경보 50km에서도 동메달을 땄다. 수영 경영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수확했다.

그렇다면 중국과 일본은 어떻게 육상과 수영에서 탈 아시아에 성공했을까.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은메달 이변을 연출한 일본. (마이니치신문 캡처)

 

◇일본, 넓은 저변과 투자의 결실

일본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수영에서 11개의 메달을 딴 뒤 꾸준히 세계 정상급 선수를 배출해왔다. 리우에서도 남자 혼영 400m 고스케 하기노, 여자 배영 200m 리에 가네토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본은 초등학교 90% 이상이 수영장 시설을 갖추고 있다. 초등학교 커리큘럼에 수영이 포함된다. 또 국가 차원에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넓은 저변과 노하우, 투자라는 삼박자가 갖춰졌다.

육상 단거리에서도 장기적인 투자와 전략을 통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일본은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으로 유망주들을 보냈다. 덕분에 100m를 10초1대에 주파하는 선수를 5명이나 보유했다. 여기에 400m 계주에서 보여준 바통 터치처럼 체계적인 훈련으로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저변도 넓다. 중·고등학교 등록 선수가 각각 10만명 수준. 공부를 하면서 육상을 병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육상은 철저한 비인기 종목이다. 중·고등학교 등록 선수가 2000명도 되지 않는 한국이 따라갈 수 없는 조건이다.

자유형 200m 금메달을 목에 건 쑨양.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중국, 국가 차원의 육성 사업

중국은 1980년대 중후반 국가적으로 기초종목 육성 사업을 시작했다. 2만여개의 스포츠센터에서 육상, 수영 등 기초종목 선수들이 쏟아지고 있다.

수영은 유망주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한 선수들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에는 전국에서 100~200명의 선수를 소집해 집중 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이 중 최고들을 골라 미국, 호주 등지로 이른바 유학을 보냈다.

또 13억이 넘는 인구를 적극 활용해 한국, 일본과 달리 신체적인 면에서도 정상급 선수들을 찾았다. 쑨양의 경우 키가 198cm로 북미, 유럽 선수들 못지 않다.

특히 다이빙은 세계 최고다. 4살 때부터 재목을 선발하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비결이다. 기계체조 선수들을 다이빙으로 전향시킨 것도 효과를 봤다. 무엇보다 지상훈련장을 비롯한 시설들에 투자를 한 덕분이다.

육상도 마찬가지. 짧은 기간이었지만,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배출했다. 1990년대 마쥔런이 이끄는 이른바 '마군단'이 여자 중장거리를 휩쓸었고, 단거리는 류시앙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110m 허들 금메달을 땄다.

훈련장도 종목별로 완전히 나눴다. 시설 역시 세계 유수의 훈련 센터 못지 않다. 중국체육과학연구원을 통해 과학을 접목시키며 정상 가도에 올랐다.

한국 수영의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였던 박태환.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 제자리 걸음

일본과 중국이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이 한국은 제자리 걸음 중이다.

육상의 경우 총 15명이 리우 올림픽에 출전했다. 이 중 트랙 종목에는 100m 김국영이 유일했다. 무엇보다 남녀 경보를 제외한 11명 중 단 한 명도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일단 선수 자체가 부족하다. 지자체 팀을 제외한 실업팀이 거의 없다. 덕분에 세계 무대에서 기록을 내려는 욕심보다는 전국체전을 먼저 생각한다. 선수들이 연봉을 올리려면 신기록보다 전국체전 메달이 더 필요한 것이 현실.

최근 대한육상경기연맹에서 외국인 코치를 데려오면서 조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신기록도 분명 늘었다. 하지만 대부분 단기 지도 후 한국을 떠났다. 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수영도 비슷한 상황. 수영은 총 9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하지만 다이빙 우하람을 제외한 8명은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유일한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박태환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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