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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주인공이 어때서? 백전노장들의 청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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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 노장들이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영화 '그랜드파더'의 주인공은 데뷔 53년 차 배우 박근형이다. 누군가는 그를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로 기억하거나, 어느 드라마나 영화의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로 기억할 것이다.

그러나 젊은 시절 그의 인기는 지금 톱스타들에 못지 않았다. 1960년대 후반과 1980년대까지 남부럽지 않은 전성기를 누렸고, 무엇보다 섬세하고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2014년 영화 '장수상회'에서도 주연을 맡긴 했지만 단독 주연은 1997년 영화 '아버지' 이후로 처음이다. '그랜드파더'에서 그는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는 아버지 기광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젊은 시절부터 손꼽히는 연기파 배우답게 박근형은 '그랜드파더'에서 액션 연기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내공을 자랑했다. 77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도전하고, 홀로 묵직하게 작품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얼마 전 종영한 tvN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는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 작품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의 주인공은 김혜자, 고두심, 나문희, 윤여정, 박원숙, 신구, 주현, 김영옥 등이다. '평균 연령 72세, 연기 경력 300년'이라는 카피 문구대로였다.

배우 고현정, 조인성, 이광수 등 젊은 배우들의 출연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8명 '꼰대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8명 '꼰대들'이 황혼에도 청춘을 꿈꾸는 이야기는 누군가의 가족인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주기 충분했다. 믿고 보는 경력의 배우들 또한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호흡을 자랑하며 드라마를 풍성하게 채워나갔다. 정말 그 나이 또래 배우들의 이야기이도 했기에 진정성이 더해졌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깊은 울림을 남기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받았다. 똘똘 뭉친 백전 노장들의 힘을 십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아직 국내 연예계는 원로 배우들이 주인공 자리에 서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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