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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이 인정했던 전병두, 안타까운 5년 그리고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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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SK 전병두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2003년 당시 19세의 나이로 프로야구에 데뷔한 한 유망주 좌완투수는 2005년까지 3년동안 총 90경기, 140⅔이닝을 던져 3승6패 5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4.41을 기록했다. 잠재력을 차치해두고 기록만 놓고보면 크게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2005년 12월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대표팀 명단에 그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야구계는 의외라는 반응이었다. 남은 좌완투수 한 자리는 두산의 '파이어볼러' 이혜천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혜천 대신 그가 태극마크를 달았다. 어떻게? 당시 대표팀 투수코치를 맡은 선동열 전 KIA 감독이 단호하게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선동열 전 감독은 "시즌 막판 구위는 이혜천보다 나았다"며 파격 발탁의 이유를 설명했다.

21세의 나이로 프로야구 좌완투수 중 최고 구위를 갖췄다고 인정받았던 선수, 바로 전병두(32·SK 와이번스)다.

전병두는 KIA가 2005년 에이스 외국인투수 다니엘 리오스를 내주고 영입한 선수다. 리오스와의 트레이드 대상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2008년 5월에는 SK로 이적했다.

SK 왕조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바로 전병두다. 전병두는 SK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시속 140km 후반대 강속구를 꾸준히 뿌릴 수 있는 좌완투수 전병두는 타 구단에게 공포이자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2009년에는 9타자 연속 탈삼진 기록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전병두는 혹사를 논할 때도 빠지지 않는 이름이 됐다. 2009년 49경기에서 총 133⅓이닝을 던졌고 2010년에는 27경기에서 67⅔이닝을, 2011년에는 51경기에서 92⅓이니을 소화했다. 이닝도, 투구수도 많았다. 승부처가 되면 시도 때도 없이 마운드에 소환됐다.

당시 SK의 사령탑은 김성근 현 한화 이글스 감독이었다. 전병두는 당시 정규리그에서는 물론이고 시즌 전 캠프에서도 많은 공을 던져야 했다. 어깨에 탈이 날수밖에 없었다.

전병두는 2011시즌을 끝으로 더이상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투수에게는 치명적인 어깨 회전근 부상을 당했고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재활을 계속했지만 좀처럼 투구 속도가 회복되지 않았다. 부상 여파로 팔 각도도 낮아졌다.

전병두는 야구 팬들에게 아련한 이름으로 남아있고 이제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 누구보다 뛰어난 잠재력을 자랑했지만 2009년부터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쏟아부었다. 야구계가 전병두의 혹사에 안타까워했던 시기다. 전병두가 자신의 잠재력을 다 꽃피우지 못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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