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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좌타군단, 넥센의 우려를 현실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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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박용택 (사진 제공=LG 트윈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13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스캇 맥그레거의 선발 등판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100% 밴헤켄이 나올 줄 알았다"며 놀란 눈치였다.

넥센은 에이스 밴헤켄이 아닌 맥그레거를 1차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LG도 예상 못한 승부수가 적중하기 위해서는 한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좌타자에 대한 약점을 극복해야만 했다.

넥센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LG의 왼손타자 군단이 맥그레거를 집중 공략해 1차전 승리의 발판을 놓은 것이다.

맥그레거가 올해 정규리그에서 오른손타자를 상대로 기록한 피안타율은 0.234에 불과하다. 그러나 왼손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무려 0.388로 1할5푼 이상 높다.

피OPS(출루율+장타율)의 스플릿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오른손타자 상대 피OPS는 0.651로 수준급이나 왼손타자를 만나 0.986의 피OPS를 기록했다.

데이터는 그대로 현실이 됐다.

맥그레거는 5이닝동안 5안타 2볼넷을 내주며 4실점했다. 총 7차례 출루를 허용했는데 LG의 좌타자들이 4안타 1볼넷을 합작했다.

LG는 4번타자 히메네스를 제외하고 상위 5번까지 타순을 좌타자들로 채웠다. 김용의, 이천웅, 박용택이 1~3번을, 오지환이 5번을 맡았다.

LG는 1회초 김용의와 박용택의 안타로 1사 1,3루 찬스를 만들었고 히메네스의 1루 땅볼로 선제점을 뽑았다.

5회초에는 하위타순이 만든 1사 2,3루 기회를 좌타군단이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김용의가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때렸고 계속된 2사 2루에서 박용택이 우전 적시타를 때려 스코어를 4-0으로 벌렸다.

맥그레거는 직구와 커터를 주무기로 삼는 투수다. 커브와 슬라이더도 던진다. 오른손타자를 상대로는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커터와 슬라이더가 위력적이다. 반면, 왼손타자를 현혹시킬만한 콤비네이션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맥그레거는 5회초 김용의를 상대로 직구 2개를 던진 뒤 커터를 섞었다가 다시 직구를 던졌다. 시속 150km의 빠른 공이었으나 속구를 예상한 김용의는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려 타구를 좌익수와 우익수 사이에 떨어뜨렸다.

속구 싸움에서 패한 맥그레거는 다음 이천웅 타석 때 커브를 섞는 볼 배합을 선보였고 커브를 결정구 삼아 이천웅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박용택을 상대로는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우전안타를 얻어맞았다.

LG의 왼손타자 군단은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해 맥그레거를 무너뜨리며 1차전 승리를 이끌었다. 김용의는 4타수 3안타 3득점 2타점 맹활약으로 1차전 데일리 MVP로 선정됐고 박용택도 3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LG는 넥센을 7-0으로 완파하고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반면, 넥센은 맥그레거 승부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남은 4경기 중 3경기를 잡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맥그레거는 4차전에 다시 나온다. 3일 휴식 후 선발등판할 예정이다. 넥센으로서는 맥그레거의 이날 투구수가 76개로 많지 않았다는 점이 위안거리. 염경엽 감독은 맥그레거에 대해 "회복이 빠르고 연습 방식도 공을 많이 던지는 스타일"이라며 3일 휴식 후 등판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걱정해야 할 부분은 따로 있다. LG의 좌타군단과의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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