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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워너' 품은 AT&T, OTT 시장 '게임 체인저'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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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조원 미디어 빅뱅…세계 최대 모바일 미디어 '공룡기업' 탄생

 

NOCUTBIZ
미국 2위 통신사인 AT&T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타임워너를 854억 달러(약 97조원)에 인수하면서 초대형 모바일 미디어 합병으로 주목받고 있다.

타임워너는 미국의 대표적인 케이블 유료영화 채널 HBO와 24시간 뉴스 전문채널 CNN, TNT, 카툰네트웍스, 터너스포츠 등 뉴스·엔터테인먼트 방송, 워너브러더스 픽처스, 뉴라인 시네마 등 영화 제작 엔터테인먼트 등을 소유한 세계 최대 종합 미디어그룹으로 주력 사업은 영화, 텔레비전, 출판이다.

AT&T는 휴대전화 가입자가 올 2분기 기준 1억4180만명에 달한다. LTE 가입자는 3800만명이고 IPTV와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는 4550만명이다. 하지만 넷플릭스, 훌루와 같은 OTT(Over The Top) 사업자들은 물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 구글과 애플 등 IT 기업들이 비디오 스트리밍 경쟁에 뛰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 다이렉TV 490억 달러 인수 이어 타임워너 854억 달러 인수

AT&T는 지난해 미국 최대 위성TV 업체인 '다이렉TV'를 490억 달러에 인수하고, 올 4분기 중에 위성이나 케이블 연결 없이 휴대폰, 태블릿PC, 스트리밍 박스, 스마트TV 등 어떤 기기에서도 스트리밍이 가능한 서비스를 출시해 100개 이상의 채널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AT&T의 다이렉TV를 통해 드라마, 영화, 뉴스, MLB와 NBA 등 스포츠 중계는 물론 7~15세의 어린이와 10대를 주시청자로 액션에서 코미디를 아우르는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카툰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타임워너의 막강한 콘텐츠를 서비스할 수 있게 되면서 단숨에 세계 최대 OTT 사업자로 등극하게 됐다.

AT&T는 기존 타임워너 콘텐츠 소비자와 AT&T의 다이렉TV 소비자들을 통합해 모바일 스트리밍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비용도 통합해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AT&T와 다이렉TV, 타임워너의 통합은 통신과 방송 산업의 통합을 촉발했다는 평가를 받는 한편, 사실상 콘텐츠의 독점으로 소비자들을 더 많은 광고에 노출시키면서 더 비싼 비용을 부담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당장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 정치권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이같은 협상은 민주주의를 파괴한다"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합의를 파기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캠프 대변인인 브라이언 팰런도 23일 성명을 내고 "클린턴 후보는 규제 당국이 AT&T와 타임워너 간의 인수합병 협상을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먼저 공개돼야 할 많은 정보가 있다"며 협상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 통신사 AT&T '게임 체인저' 급부상…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 꿈 꾼다

타임워너의 인수설은 최근 몇년간 지속되어 왔다.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에 속한 21세기폭스는 2014년 타임워너에 800억 달 규모의 인수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머독은 몸집을 불리기 위해 1984년부터 타임워너의 전신인 워너커뮤니케이션스 인수를 시도하는 등 꾸준히 타임워너 인수에 관심을 가져왔지만 결국 꿈을 이루지 못했다.

세톱박스인 애플TV를 출시해 지속적으로 OTT 시장의 문을 두드려 온 애플도 올해 초부터 타임워너에 인수를 제안하고 애플의 인터넷 서비스 부문 에디 큐 부사장이 타임워너의 기업전략 부문 임원 올라프 올라프슨과 여라차례 만났지만 이 협상도 최종 결렬되면서 타임워너는 AT&T의 몫이 됐다.

누가 인수하든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등을 단 번에 뛰어넘을 수 있을 정도로 콘텐츠의 차별화가 매력적인 인수인 것은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은 것도 있지만 케이블TV의 성장동력이 힘을 잃으면서 타임워너가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할 필요성과 AT&T가 가진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와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인 다이렉TV가 타임워너 콘텐츠를 부양시킬 충분한 투자 의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AT&T가 97조원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들인 만큼 스트리밍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급부상하게 됐다.

타임워너는 닷컴 붐에 편승해 2001년 당시 미국 최대의 인터넷 서비스 전문업체인 '아메리카온라인(AOL)'과 합병하며 새로운 시대를 내다봤지만 결국 이질적인 문화를 통합하지 못하고 다시 분할하게 됐다.

최근 타임워너와 같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월트디즈니가 소셜 미디어 트위터 인수에 나섰다가 명목상 기업 이미지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포기했지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크게 밀리며 트위터의 정체된 사업을 반전시키기 어렵다는 내부 분석에 따라 협상을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통신사의 결합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는 방송 업계에 더 큰 시너지를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시장조사기업 패시픽크레스트(Pacific Crest)는 미국에서 유료 방송을 이용하지 않는 가구는 전체 가구의 17%(2080만 가구)로, 향후 감소세가 더욱 가속화돼 2019년에는 2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블을 비롯한 TV 업계가 고전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넷플리스와 같은 OTT(Over The Top) 서비스의 확산이 꼽힌다.

세계 최대 OTT 시장인 미국의 시장규모는 2015년 기준 약 132억 달러로 2020년까지 205억 달러를 기록 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조사 업체 아틀라스리서치는 글로벌 OTT 시장 규모가 2014년 180억 달러에서 오는 2019년 55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랜달 스티븐슨 AT&T 최고경영자는 타임워너와 인수 소식을 전하며 "프리미엄 콘텐츠는 언제나 승리해왔다"면서 "모든 기기에서 콘텐츠를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게 되면서 미래의 미디어 및 통신 업계도 새롭게 정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AT&T "맞춤형 광고 보다 차별화된 독점 콘텐츠에 중점"

하지만, 세계 최대 모바일 미디어 공룡기업의 탄생으로 업계는 물론 정치권과 소비자 규제당국의 주목을 받는 AT&T와 타임워너 인수 심사는 더 까다로워 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AT&T가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타임워너 콘텐츠를 독점하거나 타사에서 서비스되는 콘텐츠의 망 속도를 차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실정이고, 특히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가격이 높아지거나 과도한 광고 노출이 심화될 수 있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듯 토미 곤칼베스 AT&T 전략 및 사업 개발 상무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모바일이나 데스크탑 환경에 관계 없이 개인별 맞춤형 광고가 가능한 효과적인 광고 플랫폼인 페이스북의 '오디언스 네트워크(Audience Network)'와 같은 맞춤형 광고 플랫폼 강화에 대해 "우리의 초점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케이블이 아닌) 앱에서 돈을 지불하고 TV를 볼 수 있게 된다"며 "넷플릭스와 같은 독점 콘텐츠는 정말 중요하다"고 말해 콘텐츠 독점 서비스 가능성을 시사했다. 스트리밍 TV 플랫폼에 차별화 된 독점 콘텐츠를 더 큰 규모로 묶는데 관심이 있다는 얘기다.

실제 AT&T는 넷플릭스와 마찬가지로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해 일부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곤칼베스는 또, 구글이나 아마존, 애플이 서비스하고 있는 '스키니 번들(skinny bundles)' 방식의 적지만 알찬 채널로 구성된 시청 패키지와 같은 틈새 시장 상품으로는 규모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면서 여러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모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대규모 '애그리에이터(aggregator)' 방식으로 다이렉TV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다이렉TV는 ▲다이렉TV 나우(DirecTV Now) ▲다이렉TV 모바일(DirecTV Mobile) ▲다이렉TV 프리뷰(DirecTV Preview)로 서비스 되고 있다. 나우는 케이블 구독 없이 케이블 채널을 볼 수 있고, 모바일은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볼 수 있다. 프리뷰는 무료인 대신 콘텐츠가 적고 광고가 많은 서비스다.

AT&T는 이를 통합한 새로운 형태의 스트리밍 TV 서비스를 올해 안에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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