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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스 맥을 끊은 '밀러타임' 퀵후크는 이렇게 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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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 월드시리즈 3차전서 시카고 컵스에 1-0 승리…2승1패 우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시카고 컵스는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나란히 '퀵 후크'를 시도했다. 3실점 이하를 기록 중인 투수를 6회가 끝나기 전에 교체하는 것을 뜻한다. 과감한 투수 교체, 강렬한 승부수가 끊임없이 펼쳐진 경기였다.

올해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부문 1위를 기록한 시카고 컵스의 카일 헨드릭스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2016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4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치다가 5회 들어 급격히 흔들렸다.

선두타자 안타와 4사구 2개를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조 매든 감독이 움직였다. 헨드릭스는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스코어는 0-0. 선취점 허용을 막기 위한 강수였다.

다음 투수는 우완 저스틴 그림.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평균자책점 10.80으로 부진했던 선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타석에는 프란시스코 린도어가 섰다.

린도어는 앞선 타석에서 헨드릭스를 상대로 안타 2개를 터트렸다. 린도어는 좌타자이지만 왼손투수에게 전혀 약하지 않다. 매든 감독은 우완 불펜투수 중 좌타자 상대 경쟁력이 크게 뒤처지지 않는 오른손투수 그림을 선택했다.

매든 감독의 '큰 그림'은 성공을 거뒀다. 린도어를 2루 앞 병살타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이어지는 시카고 컵스의 5회말 공격. 테리 프랑코나 클리블랜드 감독의 '퀵 후크'는 더 파격적이었다.

5회말 2사 2루 투수 타석 때 한방이 있는 몬테로가 대타로 나서자 클리블랜드는 선발 조시 톰린을 내리고 '밀러 타임' 앤드류 밀러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때까지 톰린의 투구수 불과 58개였다. 그렇다고 해서 톰린이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느냐, 아니다. 2사 2루가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어쨌든 밀러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몬테로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불을 껐다. 올해 포스트시즌을 지배하고 있는 밀러의 조기 투입은 상위타선으로 연결되는 6회말을 목표로 삼았을 것이다. 밀러는 6회말 덱스터 파울러, 크리스 브라이언트, 앤소니 리조 등 컵스의 강타자들을 연거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밀러 타임'을 선보였다.

0의 균형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프랑코나 감독은 경기 중반 시카고 컵스의 중심타선을 상대해야 하는 이닝에서 가장 믿을만한 그리고 가장 강력한 투수를 내세웠다. 그리고 성공을 거뒀다.

성공은 계속 됐다. 클리블랜드는 곧바로 이어진 7회초 공격에서 1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투수 타석이 오자 주저없이 코코 크리스프를 대타로 내세웠다. 밀러의 임무는 6회말에 끝났다. 그리고 크리스프는 적시타를 터트려 0의 균형을 깨뜨렸다.

7회말과 8회말은 시카고 컵스가 자랑하는 무시무시한 1-3번 타순이 지나간 다음이었다. 프랑코나 감독은 6회말을 승부처라 판단했을 것이다. 브라이언 쇼가 실점없이 1⅔이닝을 버텼다. 8회말 2사 1루에서 강타자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타석이 오자 프랑코나 감독은 마무리 코디 앨런을 투입해 불을 껐다.

시카고 컵스는 9회말 2사 2,3루 역전 기회를 잡았지만 앨런이 하비에르 바에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1-0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프랑코나 감독의 과감한 선수 기용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프랑코나 감독은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3선발 체제를 가동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4차전 선발은 에이스 코리 클루버. 5차전에는 트레버 바우어가 나선다. 조시 톰린은 6차전 선발이다. 톰린의 이날 투구수가 매우 적었기 때문에 만약 시리즈가 6차전까지 갈 경우 3일 휴식 후 등판에도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더 '큰 그림'을 그려둔 것은 프랑코나 감독이었다.

클리블랜드는 시카고 컵스를 1-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갔다. 이제 남은 4경기에서 2승을 거두면 우승이 확정되는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클리블랜드는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벌써 5번째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 메이저리그 엿사상 최초의 일이다. 반면, 시카고 컵스는 4번째 무득점 경기를 했다. 0-6으로 패한 1차전에 이어 월드시리즈에서만 2번째.

메이저리그 역사상 단일 포스트시즌에 4번 이상의 무득점 경기를 펼치고 우승한 팀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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