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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공백' 박하선, '혼술'로 아픔 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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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혼술남녀' 의 여주인공 배우 박하선이 31일 오전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자의 반 타의 반 2년의 공백기를 가진 배우 박하선은 3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쉬는 동안 연기가 고팠다"고 했다.

"일이 힘들어서 10년 만에 스톱을 했고, 좋은 것만 하려다가 영화, 드라마가 하나씩 엎어졌어요. 그렇게 2년을 쉬었는데, 제가 다시 일을 안 할 거라는 말도 안 되는 소문이 돌더라고요. 중국에서만 활동할 거라는 소문도 있었고요. 전혀 사실이 아닌데….

한 번은 이쪽에서 일하는 친구가 저를 보고 '안타깝다'는 말을 했어요. 제가 얼마나 불쌍해 보였으면 그랬겠어요. 그런 이야기들이 다 상처로 다가왔어요. 어디 말할 곳도 없고, 많이 숨게 됐죠. 갈 곳이 없어 혼자 방에서 캔맥주나 막걸리 음료를 자주 마셨고요."

 

그런 그에게 최근 종영한 tvN 월화 드라마 '혼술남녀'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슬럼프를 겪은 경험은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극중 노량진 학원가에 갓 입성한 국어 강사 박하나로 분한 박하선은 돈 없고 빽 없는 사회 초년생이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인물을 자연스럽게 연기해 호평을 끌어냈다.

"자책하는 신을 찍으면서 공감을 많이 했어요. 쉬는 동안 내가 이 세상에서 필요 없는 사람 같다는 생각을 자주 했는데, 그 신을 찍으면서 희열을 느꼈어요. 내가 이 드라마를 찍기 위해 2년을 쉬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박하선은 "브라운관 복귀가 오랜만이라 겁이 났다"고 했다. 하지만, 활동이 뜸했던 자신에게 큰 기대를 거는 이들이 많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부담을 털어냈다. 그리고 자신을 내려놓고 아낌없이 망가지는 연기를 했다. 만취 연기는 기본, 막춤과 민낯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망가지는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어요. 오히려 잘 망가져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죠. 그게 제가 살아가야 방식이기도 해요. 예쁘신 분들이 워낙 많잖아요. 제가 빈틈을 뚫으려면 망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웃음). 더 망가질 수 있었는데 아쉽네요."

 

술도 아낌없이(?) 마셨다. '혼술(혼자 마시는 술의 줄임말)'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보니 실제로 술을 마시고 연기를 한 적도 많았다고. 박하선은 "드라마를 촬영한 이후 주량이 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처음에는 무알콜 맥주를 마셨는데, 3캔 원샷하고 토했어요. 무알콜은 설탕이 많이 들어 있어서 배도 아팠죠. 그래서 진짜 술을 먹고 촬영하기 시작했어요. 맨정신에 감정 잡기 어려운 장면이 많기도 했고요. 원래 주량은 1병인데, 이제 1병 반이나 2병 정도까지 마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박하선이 연기 열정을 불태운 '혼술남녀'는 드라마가 끝나자마자 시즌2 제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을 정도로 시청자 반응이 좋았다. 2011년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으로 스타덤에 오른 박하선은 오랜만에 인생작에 가까운 작품을 만났다.

"'혼술남녀' 덕분에 월요병을 극복했다는 댓글을 보고 뿌듯함을 느꼈어요. 여성 직장인분들이 많이 보실 거라고 예상했는데, 남녀 노소에게 다 사랑을 받은 것 같고요. '하이킥'은 시트콤이었고, 제가 주인공이 아니었는데, 드라마 주연작으로 인정받게 되어 더 기뻐요. 물론 (연기적으로) 부족한 부분도 있었죠. 만약 시즌2를 하게 된다면 더 잘해내려고요. (웃음)."

 

박하선은 '혼술남녀'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눈물을 쏟았다고 했다. '힘들어서'가 아닌 '기뻐서' 운 건 데뷔 때 이후 처음이라고. 그만큼 '혼술남녀'는 박하선에게 각별한 작품. 동시에 연기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작품으로 남았다.

"차기작은 아마 영화가 될 것 같아요. 이전보다 꼼꼼하게 연기를 해보려고요. 똑같은 연기가 나오면 '왜 그럴까' 하고 틀어박혀서 파봐야죠. 우울해질 수도 있지만, 그게 제가 사는 방법 같아요. 더 성장해서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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