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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동행…포크 듀오 ‘홍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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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인터뷰]

포크 듀오 '홍대 사람들'을 결성해 첫 앨범 '하늬바람'을 발표한 가수 루하 씨(왼쪽)와 장진호 씨. (사진=윤창원 기자)

 

세상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다. 때로는 힘이 풀려 주저앉기도, 높은 벽에 부딪혀 좌절하기도 한다. 최근 ‘홍대 사람들’이란 이름의 포크 듀오를 결성해 첫 앨범 ‘하늬바람’을 발표한 가수 장진호(48) 씨와 루하(본명 조성은·31) 씨는 그런 위기의 순간에 만났다.

전남 순천 출신인 장 씨는 불우한 가정환경 탓에 꿈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음대 진학은 일찌감치 포기, ‘먹고 살기 위해’ 음악 관련 일을 전전했다. 6년 전 못다한 꿈을 이루고자 자작곡으로 채운 트로트 음반을 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대학에서 방송연예과를 전공한 루하 씨는 스물다섯 살 나이에 트로트계에 입문했다. 그러나 운이 따라주지 않았고 설 수 있는 무대는 한정적이었다. 그에게 음악으로 돈을 번다는 건 꿈같은 일이었다.

열일곱 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은 음악을 내려놓으려던 찰나에 운명처럼 만나 스승과 제자로 인연을 맺었다. 지난 2013년 루하 씨가 장 씨가 만든 곡을 다시 불러 솔로 음반을 발표했던 게 계기가 되었고, 지금은 마치 가족처럼 끌어주고 밀어주며 서로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부푼 꿈을 안고 트로트 앨범을 냈지만, 마음처럼 일이 풀리지 않아 막막했고 공허함이 컸어요. 그때 선생님을 만났고 따뜻한 인격으로 상처받은 저를 보듬어주셨죠. 음악적으로도 배울 점이 정말 많았고요. 선생님은 제가 음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게 해준 가장 큰 원동력이자 버팀목이에요.” (루하)

“루하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재능에 감탄했어요. 동시에 제 노래를 불러 주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겼고요. 실패의 쓴맛을 본 뒤 혼자서 음악 하는 걸로 만족하고 있던 제가 제2의 음악 인생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죠. 충분히 좋은 기획사에 들어갈 수 있는 실력을 갖춘 친구인데, 저와 함께 해주어서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장진호)

포크 듀오 ‘홍대 사람들’, 그리고 첫 앨범 ‘하늬바람’은 그렇게 만난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동행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팀명은 두 사람의 작업실 겸 연습실이자 장 씨가 운영 중인 라이브 카페 상호를 그대로 따온 것이다.

‘밤하늘 수많은 별들 / 스치는 바람은 나를 부르는 노래 / 황금빛 저녁노을도 / 저 산자락 너머 잘 부르는 노래 / 우리가 함께 거닐던 코스모스 길 / 둘이 풀피리 불며 / 향긋한 그대 음성 오 하늬바람’ - 홍대 사람들 ‘하늬바람’ 中

앨범 타이틀곡 ‘하늬바람’은 장 씨가 작곡을, 루하 씨가 작사를 맡은 곡이다. 애초 2년 전 의뢰를 받아 만든 곡이었는데, 두 사람이 함께 부른 버전을 정식 음원으로 듣고 싶다는 주변 반응이 뜨거워 앨범 제작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트로트가 주 전공인 이들에게 포크 장르는 새로운 도전이자 유쾌한 일탈인 셈. 장 씨와 루하 씨는 “포크 듀오로 불리는 것이 부끄럽다”면서도 라디오 방송 및 공연 무대를 통해 감미로운 하모니를 들려줄 생각에 한껏 들떠 있었다.

“‘보석’ 같은 제자를 만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합니다. 아마 제가 먼저 루하의 손을 놓는 일은 없을 것 같네요. 앞으로 트로트 가수 장진호와 루하로, 그리고 포크듀오 ‘홍대 사람들’로 따로 또 같이 열심히 음악 하겠습니다.” (장진호)

“‘바다’처럼 넓은 마음으로 저를 챙겨주시는 선생님의 ‘제자 1호’가 되었다는 것에 대한 굉장한 자부심을 느껴요. 좋은 음악을 통해 묵묵히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습니다.” (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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