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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신한, 트레이드 후 첫 대결 훈훈하고 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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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삼성생명의 박하나(사진 왼쪽)과 하워드 (사진 제공=WKBL)

 

2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경기를 앞두고 코트에 서있던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을 향해 인천 신한은행 선수들이 차례로 찾아와 인사했다. 임근배 감독은 "몸은 괜찮아?", "가서 열심히 해라" 등 덕담을 건넸다.

임근배 감독을 찾아온 선수들은 3일 전까지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들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25일 양지영, 유승희, 김형경을 신한은행으로 이적시키는 조건으로 양인영, 박다정, 이민지를 영입하는 3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팀은 트레이드 합의 후 3일만에 코트에서 만났다.

여자프로농구에서 트레이드는 흔치 않다. 그리고 트레이드는 전력 보강을 위해 시도하지만 '떠난 선수가 더 잘하면 어쩌지?'라는 부담이 종목을 막론하고 존재한다. 여자농구는 선수층이 두텁지 않아 그런 부담이 더 크다. 그렇기 때문에 맞대결을 앞두고 트레이드를 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신한은행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최윤아, 김규희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졌고 외국인선수 교체 과정에 놓여있어 하루빨리 재정비가 필요했다.

삼성생명은 양인영을 영입해 골밑을 보강했다. 그럼에도 현재 부상 중이지만 즉시전력감 유승희를 영입한 신한은행이 이득을 본 것 아니냐는 평가가 우세하다. 또 신한은행은 이번 트레이드로 당장 부족한 포지션을 채웠다.

임근배 감독은 "거창하게 대의적인 차원이었다고 말하기는 그렇지만 (신한은행으로 간 선수들은) 다른 팀에 가면 충분히 기회를 받고 뛸 수 있는 선수들이다. 선수들과 여자프로농구의 발전을 생각해 트레이드를 했다"면서도 "트레이드의 성패는 당장은 알 수 없는 법"이라며 삼성생명도 소기의 성과를 거둔만큼 손해본 장사가 아니라고 말했다.

경기는 삼성생명의 우세 속에 진행됐다. 박하나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토마스의 대체선수로 영입한 맥키니는 두번째 경기를 치렀다. 반면, 신한은행은 영입이 결정된 데스티니 윌리엄즈가 영입 절차가 남은 관계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삼성생명은 박하나, 고아라, 배혜윤, 강계리, 하워드 등 그동안 손발을 맞췄던 선수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다. 조직력이 상대보다 그나마 더 나았다.

신한은행은 외국인선수 알렉시즈가 사실상 풀타임을 소화해야 했고 빈 포지션을 메우고 주축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유승희를 제외한 트레이드 영입 선수들이 3일만에 코트에 나서야 했다. 최선을 다했지만 조직력이 다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신한은행은 선전했다. 점수차가 한때 20점 가까이 벌어졌지만 4쿼터 중반부터 점수차를 한자릿수로 좁히며 반격했다. 알렉시즈와 김연주가 3쿼터 팀이 올린 20점을 전부 합작하면서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4쿼터 승부처에서 고비 때마다 나온 하워드와 배혜윤의 득점포를 앞세워 결국 신한은행을 71-61로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삼성생명은 시즌 전적 5승5패를 기록해 단독 2위로 올라섰고 신한은행은 시즌 7패(2승)째를 안았다.

하워드는 24점 14리바운드로 활약했고 배혜윤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13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승리를 이끌었다. 고아라와 최희진도 나란히 14점씩 올려 승리에 기여했다.

삼성생명에서 신한은행으로 이적해 친정팀을 상대로 트레이드 후 첫 경기를 치른 김형경 (사진 제공=WKBL)

 



가드 김형경은 이적 첫 경기에서 16분13초를 뛰었다. 양지영도 14분동안 코트를 밟으며 친정팀에 맞섰다. 손발을 맞춰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지만 신한은행은 출전 가능한 선수 자원이 너무나도 귀했다.

신기성 감독은 "김형경은 나름 가능성을 보였고 양지영은 조금 더 손발을 맞춰 본인 입지를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근배 감독은 이적한 선수들에 대해 "본인이 열심히 한만큼 보기 좋았다. 우리 팀에서는 기회가 없었던 선수가 기회를 얻었으니 그게 좋은 것 같다"고 했다.

팀 동료였던 삼성생명 고아라도 "김형경과 양지영이 잘해 기분이 너무 좋다. 특히 형경이는 이를 악물고 하더라. 계속 잘하면 좋겠다"며 웃었다.

한편,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신한은행은 다음 경기부터 데스티니 윌리엄즈가 뛸 수 있다. 스페인 리그 MVP 출신으로 기량은 검증이 됐다는 평가. 외국인선수들의 기량이 부족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신한은행의 신기성 감독은 희망을 걸고 있다.

신기성 감독은 "득점이 가능한 외국인선수가 중심을 잡아주면 모든 면에서 좋아질 것"이라며 "새로 가세한 선수들이 많은만큼 최대한 빨리 조직력을 가다듬어야 한다. 앞으로의 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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