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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효자 용병들, 왜 이러나' 잇딴 돌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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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왜 이러냐고요' 오리온 애런 헤인즈(왼쪽)이 14일 삼성과 원정에서 판정에 항의하는 모습. 오른쪽은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잠실=KBL)

 

한국 프로농구의 장수 외인들의 최근 행동이 심상치 않다. 빼어난 기량으로 소속팀의 우승을 이끌어 '효자 용병'으로 대우를 받은 외인들이 올 시즌 잇딴 돌출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성실함의 대명사' 리카르도 라틀리프(서울 삼성)에 이어 최근 복귀한 애런 헤인즈(고양 오리온 · 이상 199cm)까지 말썽을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장기간 한국 무대에서 뛰며 귀화 얘기까지 나올 만큼 기량을 인정받았던 선수들이다.

먼저 라틀리프는 지난 10일 SK와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라이벌 대결에서 논란이 될 만한 제스처를 취했다. 3쿼터 도중 덩크슛을 성공시킨 라틀리프는 백코트하는 과정에서 상대 최준용의 관자놀이 부근을 오른 검지와 중지로 쿡 찌르는 행동을 저질렀다.

물론 이에 앞서 최준용과 몸싸움이 있었다. 최준용이 덩크 뒤 몸을 돌려 돌아가려는 라틀리프와 부딪히며 살짝 오른 팔꿈치로 밀어내는 움직임이 있었다. 경기 중 선수들 사이에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지만 라틀리프가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일단 라틀리프는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이에 대해 문경은 SK 감독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문 감독은 13일 창원 LG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라틀리프의 행동이 심했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도 14일 고양 오리온전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라틀리프에게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고밝혔다.

'너 그럼 죽는다' 삼성 리카르도 라틀리프(오른쪽)가 10일 SK와 경기에서 3쿼터 덩크를 성공시킨 뒤 몸 접촉이 일어난 상대 최준용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치는 모습.(사진=MBC 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헤인즈도 문제적인 행동을 보였다. 14일 삼성과 원정에서 4쿼터 종료 6분50초를 남기고 5반칙 퇴장을 당해 벤치로 물러나면서다. 리바운드 과정에서 헤인즈는 라틀리프에게 반칙을 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후 헤인즈는 벤치에서 두 손으로 돈을 세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는 문제아로 낙인찍힌 트로이 길렌워터가 지난 시즌 판정에 불만을 품고 했던 손 동작과 같았다. 길렌워터는 이외에도 코트에 물병을 집어던지는 등 불손한 행위로 1400여만 원의 벌금을 받았고, 올 시즌 외국 선수 트라이아웃 참가도 제한돼 한국 무대를 밟지 못했다.

물론 헤인즈는 길렌워터만큼은 아니었으나 문제적 장면을 보인 적이 적지 않았다. 헤인즈는 SK에서 뛰던 2013-14시즌 전주 KCC와 경기 중 상대 가드 김민구를 어깨와 팔꿈치로 강하게 밀어 넘어뜨렸다. 2경기 출장 정지와 500만 원의 벌금 징계를 받았다. 앞선 시즌에도 헤인즈는 부산 kt전에서 상대 코치에 대해 욕설을 한 데 대해 벌금 징계를 받았다.

라틀리프와 헤인즈는 모두 수년째 한국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이다. 라틀리프는 2012-13시즌부터 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3연패를 이끌었고, 지난 시즌부터 삼성의 센터로 맹활약 중이다. 헤인즈는 2008-09시즌부터 9시즌째 한국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귀화 얘기가 나올 만큼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비록 무산됐지만 헤인즈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귀화 논의가 진행된 바 있다. 최근에는 라틀리프가 한국 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뭘 세는 거지?' 오리온 애런 헤인즈가 14일 삼성과 원정에서 4쿼터 5반칙 퇴장을 당하고 물러가면서 돈을 세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는 모습.(사진=엠스플 뉴스 캡처)

 

하지만 상대 선수와 한국 농구를 자칫 무시하는 듯한 행동에 대한 시선이 고울 리 없다. 헤인즈는 이전부터 자못 오만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헤인즈는 영리하다 못해 영악하기까지 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상대팀으로서는 얄미울 정도로 판정을 교묘하게 이용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물론 빼어난 기량에 상대 견제가 집중되는 점을 감안하지 않을 수는 없다. 헤인즈는 워낙 득점력이 출중한 데다 영리해 파울이 아니면 막기가 어렵다. 판정에 대해 좀처럼 항의를 하지 않은 라틀리프도 최근에는 부쩍 불만을 드러내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일부 관계자들은 "오죽하면 라틀리프가 그렇게까지 얘기하겠느냐"는 말까지 한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판정 문제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골밑에서 치열한 몸싸움이 벌어지지만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이라 심판들이 일일이 잡아내기 어렵다. 이 틈을 상대 수비수들이 노려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펼치는 게 보통이다.

그럼에도 이들의 돌출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 특히 한국 프로농구에 적응할 만큼 적응한 이들이기에 더 그렇다. 새로 온 외국 선수들은 이들 선배 선수의 행동을 보고 배울 수밖에 없다. 모범이 돼야 할 베테랑들이 리그에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보인다면 비슷한 사례가 꼬리를 물 수밖에 없다. 더욱 귀화가 논의됐거나 진행 중인 선수들이다.

일단 한국농구연맹은 이들의 돌출 행동에 대해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이성훈 KBL 사무총장은 "이미 라틀리프의 행동에 대해서는 재정위원회를 열 예정"이라면서 "헤인즈의 행동도 보고가 올라오면 검토를 거쳐 재정위에 회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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