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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옥 꺾은 日 연식야구 "야구 강국의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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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효고현 연식야구 대표팀 아라이 마하시로 씨가 10일 2017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제주와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제주=노컷뉴스)

 

'2017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연식 야구 경기가 열린 10일 제주 오라구장. 국내 체육 동호인들의 대축제에 때아닌 한일전이 펼쳐졌다.

한국과 일본의 생활체육 교류의 일환으로 효고현 대표팀이 대회에 참가한 것. 2012년부터 대축전과 일본 대축전 격인 마스터스 개최 도시 팀이 교류전을 펼치고있다.

효고현은 제주와 예선에서 맞붙었다. 생활체육 경기였지만 엄연한 국제전인 데다 한일전이라 자못 긴장감이 흘렀다.

제주는 1992년 KBO 리그 승률왕 오봉옥 제주제일중학교 감독과 한화에서 뛰었던 김수연 등 프로 출신이 4명이 포진한 우승후보 중 한 팀이었다. 그러나 효고현이 접전 끝에 6-5 신승을 거뒀다. 7이닝 경기에서 5-5로 맞선 6회 오봉옥을 상대로 아라이 마사히로 씨가 결승 2루타를 때려냈다.

대회 관계자는 "일본 팀의 수준이 높고 경기를 잘 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지금까지 고치, 아키타현 등 5개 팀이 대축전에 출전해 3번 우승을 차지했다. 그만큼 연식 야구의 저변이 넓다. 효고현도 프로 출신은 없지만 학창 시절 야구를 해온 실력자들이다.

스가노 타다시 효고현연식야구연맹 이사는 "초, 중, 고와 성인부를 포함해 연식 야구팀이 효고현에만 1500개가 넘는다"면서 "일본 전체로는 2만 개 정도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최일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생활체육야구 담당 과장은 "우리나라는 30~40개 팀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살살 좀 해주세요' 일본 효고현 연식야구 대표팀이 10일 2017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대전과 경기를 앞두고 도열해 있다.(제주=노컷뉴스)

 

연식 야구는 일본 야구의 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가노 이사는 "일본에서는 초등학교 5, 6학년까지는 무조건 연식공으로 야구를 해야 한다"면서 "이후 본격적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경우 경식공으로 바꾸고, 대부분은 연식으로 야구를 즐긴다"고 말했다.

연식(軟式)공은 KBO 리그 등에 쓰이는 경식(硬式)공에 비해 부드럽고 가볍다. 136g으로 145g의 경식구보다 무게가 적다. 팔꿈치나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고 맞아도 다칠 염려가 거의 없다. 어린 선수 보호를 위해 일본이 연식 야구를 규정하는 이유다.

한국 야구에서도 연식 야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리틀야구부터 경식구를 사용하는 한국은 최근 프로 신인 투수들이 어깨나 팔꿈치 부상을 입고 입단하는 경우가 적잖다. 물론 주말리그에 따른 에이스의 혹사가 주된 이유지만 어릴 때부터 경식야구를 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야구 동호인이 늘면서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스가노 이사는 "연식 야구는 부담이 적어 어린이부터 70~80세 노인들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 출신들도 나중에는 연식 야구로 돌아온다"고 덧붙였다.

스가노 이사는 "한국 연식 야구의 수준도 꽤 높다"면서도 "평생에 한번 올까 하는 이번 대축전를 위해 현의 중요한 대회를 포기하면서까지 왔으니 우승 메달을 걸고 돌아가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이어 "한국도 연식야구의 저변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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