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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은 온다' 김현수의 KBO 복귀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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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야, 너도 올래?' 미국 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A에서 뛰고 있는 황재균(왼쪽)이 올 시즌 뒤 KBO 복귀 의사를 밝힌 가운데 볼티모어에서 필라델피아로 이적한 김현수(오른쪽)의 유턴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자료사진=노컷뉴스DB, 황진환 기자)

 

황재균(30)은 돌아온다. 1년의 짧은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마치고 한국 무대로 복귀한다. 올 시즌 뒤 열릴 KBO 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의 대어로 꼽힌다.

3일(한국 시각) 미국 새크라멘토에서 진행된 MK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황재균은 "더 이상 MLB에 대한 미련은 없다"면서 "한국으로 돌아가 재미있게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새크라멘토는 샌프란시스코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팀의 연고지다.

하지만 FA 시장에 태풍을 일으킬 해외 유턴파가 또 생길 수 있다. 바로 김현수(29 · 필라델피아)다. 2015시즌 뒤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약 82억 원)에 계약했던 김현수도 올 시즌 뒤 FA로 풀린다.

김현수는 대부분 마이너리그에서 보낸 황재균과는 다르다. 그래도 지난해 빅리그에서 95경기를 뛰며 타율 3할2리, 출루율 3할8푼2리를 기록했고, 올해도 84경기를 소화했다. 5일 뉴욕 메츠와 원정에서도 모처럼 2루타 포함, 멀티히트와 타점을 올렸다. 엄연한 빅리거다.

그렇다고 해도 김현수의 팀내 입지는 좁다. 볼티모어에서 벅 쇼월터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에 출전이 들쭉날쭉했던 김현수는 필라델피아 이적 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지난 7월29일 트레이드 이후 28경기째 출전했지만 주전은 아니다. 필라델피아 홈페이지에서 김현수는 팀의 4번째 좌익수와 3번째 우익수로 소개된다.

경기 후반 교체로 들어가는 때가 많아 성적은 오히려 더 떨어졌다. 이적 뒤 4일까지 김현수는 타율 2할6리(63타수 13안타), 출루율 2할8푼6리를 기록 중이다. 그나마 5일 2안타로 타율이 2할2푼9리로 올랐다. 볼티모어 소속으로는 타율 2할3푼2리(125타수 29안타) 출루율 3할5리였다. 물론 아메리칸리그에서 내셔널리그로 옮겨와 낯선 투수들과 상대하는 어려움은 있다. 그렇다고 해도 내년 주전이 보장되는 상황은 절대 아니다.

김현수는 지난해 플래툰 시스템에도 타율 3할2리의 성적을 냈지만 결국 올 시즌 중 볼티모어에서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다.(자료사진=노컷뉴스DB)

 

때문에 국내 야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김현수도 올 시즌 뒤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아니냐"는 말들이 돈다. 에이전트 측에서는 계획에 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다. 김현수를 원하는 MLB 팀이 있다고 해도 주전이 아닌 보험용 벤치 멤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몸값도 내려가고, 단기 계약으로 그칠 확률이 높다.

KBO 리그로 복귀한다면 김현수는 무조건 4년 100억 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역시 지난 시즌 뒤 MLB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이대호(롯데)의 역대 최고 몸값 4년 150억 원은 쉽지 않아도 버금가는 대우가 가능하다. 이대호보다 6살 어린 나이를 감안하면 역대 최고액도 불가능한 것은 아닐 터.

김현수는 해외 진출 전인 2015시즌 타율 3할2푼6리 28홈런 121타점으로 두산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이끌었다. 가장 큰 잠실을 홈으로 쓴 점을 감안하면 다른 구단으로 갈 경우 30홈런 이상도 거뜬하다. 통산 타율 3할1푼8리가 말해주듯 3할-30홈런-100타점은 기본으로 해낼 능력이 있다. 더구나 만 29살, 전성기가 향후 최소 5년은 갈 나이다.

두산의 프랜차이즈 스타지만 다른 구단으로 가는 데 아무 걸림돌이 없는 FA다. 두산은 김현수의 공백을 김재환, 박건우 등이 훌륭하게 메워준 상황. 올해 FA로 풀리는 외야수 민병헌이 변수지만 죽기살기로 김현수를 잡아야 할 이유는 없다. 김현수로서도 장타력을 과시하려면 잠실 이외의 홈 구장을 쓰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중심 타자, 특히 좌타 거포가 필요한 팀들에게는 매력적인 카드다. 한 구단 관계자는 "공수에서 리그 정상급인 김현수라면 영입에 나설 수 있다"면서 "다만 다른 구단과 경쟁에서 얼마나 베팅을 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2015년 12월 미국 프로야구 (MLB)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입단 계약을 한 김현수가 귀국 기자회견에서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한 모습.(자료사진=황진환 기자)

 

다만 김현수의 자존심이 문제다. 2015년 12월 볼티모어와 계약을 마치고 귀국한 뒤 기자회견에서 김현수는 "국내로 복귀하면 나를 원하는 미국 팀이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실패자라 생각한다"면서 "미국에서 은퇴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다"고 밝혔다.

반드시 MLB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었다. 2014년 MLB에 진출했다가 이듬해 돌아온 볼티모어 선배 윤석민(KIA)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이 발언이 김현수의 KBO 복귀를 막는 족쇄로 작용할 수 있다. 자신이 했던 말을 지키기 위해 도전을 이어갈 가능성이 적잖다. 더욱이 신고 선수로 입단해 인고의 세월을 극복하고 MLB까지 진출한 김현수다.

게다가 김현수는 아직 젊다. 내년이면 30살, 도전을 이어갈 여력이 있다. 1~2년 더 MLB에서 뛰고 KBO로 복귀해도 늦지 않은 나이다. 아예 빅리그 승격 가능성이 적었던 황재균과 달리 25인 로스터에 남을 경쟁력은 갖추고 있다. MLB 잔류의 확률이 살짝 더 높아보이는 이유다.

다만 거액과 안정된 주전이 보장된 KBO 리그를 마다하고 힘겨운 MLB 경쟁을 견딜 수 있느냐다. 더욱이 올 시즌 뒤 2년 전처럼 마이너리그 강등 불가 조항을 계약에 넣을지는 미지수다. 자칫 황재균, 박병호(미네소타)처럼 강등돼 빅리그에서 뛰지 못할 수도 있다.

2012년 KBO 리그는 역대 최고의 흥행을 이뤘다. 박찬호, 이승엽(삼성), 김병현, 김태균(한화) 등 해외파들의 복귀가 호재로 작용했다. 평균 1만3451명 관중은 지금도 깨지지 않은 역대 최다 기록이다.

올해 KBO 리그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실패와 심판-구단의 부적절한 돈 거래 파문 등 악재가 겹쳤다. 이런 가운데 해외파들의 복귀는 내년 KBO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 과연 황재균에 이어 김현수까지 국내로 복귀해 2012년의 열풍을 불러일으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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