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이민우 (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난세의 영웅'이 등장했다.
2015 신인 1차 지명으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이민우가 프로야구 역대 25번째로 1군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팀의 5선발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했고 전날 SK 와이번스에게 당한 대역전패의 후유증에서 벗어나는 계기도 마련했다.
이민우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동안 6피안타(1홈런) 1사사구 3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쳐 KIA의 11-2 승리를 이끌었다.
이민우의 1군 데뷔전 상대는 후반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롯데. 경기 장소는 '구도' 부산의 사직구장이었다. 신인이 감당하기에 결코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게다가 롯데는 후반기 들어 KIA를 상대로 5전 전승을 거뒀다.
이민우는 씩씩하게 공을 뿌렸다. 최고 시속 145km의 직구와 슬라이더와 조합을 앞세웠고 커브와 포크볼을 가끔씩 섞어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KIA 타자들은 1회초에만 7안타 1볼넷을 묶어 대거 7점을 뽑았다. 2회초에도 2점을 올려 일찌감치 스코어를 9-0으로 만들었다. 선배들이 이민우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 것이다.
이민우는 2회말 번즈에게 솔로홈런을 얻어맞았고 6회말에는 최준석에게 적시타를 허용했지만 흐름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이민우는 올시즌 KBO 리그 1호이자 통산 25번째로 데뷔전에서 승리를 올린 투수가 됐다. KIA 선수로는 1989년 이강철, 2002년 김진우, 2013년 임준섭, 2015년 문경찬에 이어 역대 5번째다.
경성대를 졸업한 이민우는 2014년에 실시된 신인 지명 회의에서 KIA의 1차 지명을 받았고 그해 10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공익근무로 병역 의무를 마쳤다. 대학 시절 최고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뿌렸지만 지금은 구속이 다소 줄었다. 하지만 이날 롯데를 상대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쳐 데뷔전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