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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자 "은퇴하는 이승엽, 마쓰이와 비견될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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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정말 은퇴네요' 삼성 이승엽이 3일 넥센과 은퇴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대구=삼성)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삼성-넥센의 정규리그 최종전이 열린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 이날은 '국민 타자' 이승엽(41 · 삼성)의 은퇴 경기가 열려 5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다. 일본과 대만 등 해외 취재진도 경기장을 찾아 이승엽의 국제적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특히 낯익은 일본 기자가 눈에 띄었다. 2002년부터 한국 야구를 취재해온 무로이 마사야 기자다. 무로이 기자는 KBO 리그는 물론 한국 대표팀의 국제대회 경기를 빠짐없이 취재해온 '지한파'다.

무엇보다 이승엽의 영광과 좌절의 순간을 함께 했다. LG와 한국시리즈(KS) 6차전에서 극적인 동점 3점 홈런을 날리며 삼성의 첫 우승을 이끈 2002년부터 시작해 8년 동안의 일본 시절, 국내로 복귀한 이후의 이승엽을 취재해온 무로이 기자다.

일본 기자의 눈에 비친 이승엽은 어떤 선수였을까. 무로이 기자는 "한 마디로 이승엽은 일본의 야구 영웅 마쓰이 히데키와 비견될 만한 선수"라고 평가했다.

마쓰이(43)는 일본 최고 명문 요미우리의 4번 타자로 10년 동안 타율 3할7리 332홈런을 기록하며 열도를 평정했다. 메이저리그(MLB)에도 진출해 뉴욕 양키스 등에서 뛰며 통산 타율 2할8푼5리 175홈런 760타점을 올렸다.

이승엽 역시 일본 요미우리에서 2006년 타율 3할2푼3리 41홈런 108타점을 올리며 4번 타자로 활약했다. 부침이 있었지만 일본 8년 통산 159홈런 439타점을 기록했다. KBO 리그에서는 15시즌 타율 3할2리 2154안타 465홈런 1495타점을 쌓았다.

일본 요미우리 4번 타자로 활약하던 이승엽.(자료사진=윤창원 기자)

 

무로이 기자는 "이승엽은 실력뿐만이 아니라 인성도 훌륭해 여러 모로 마쓰이와 비교될 만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마쓰이 역시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타격을 해내는데 이승엽도 국내외 무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무로이 기자는 "이승엽 은퇴와 관련해 진행 중인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메시지를 받았는데 꽤 많이 왔다"면서 "이승엽이 일본에서 활약할 당시 팬들에게 너무 친절하게 잘 해줬다는 내용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승엽은 국제대회에서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쳤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결정전, 2008 베이징올림픽 4강전,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막판 승부처에서 결승타를 때려냈다. 이런 이승엽이 일본인들에게는 얄밉지 않았을까.

하지만 무로이 기자의 답은 달랐다. "이승엽은 호쾌한 홈런을 터뜨리고 인성도 훌륭해 일본 사람들도 실력을 인정한다"면서 "일각에서 이승엽의 일본 시절을 실패로 보는 경우도 많은데 일본 사람들은 잘 했던 외국 선수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승엽이 은퇴를 하니 많이 아쉽다"고 개인적인 소회도 밝혔다.

이런 일본 팬들의 애정에 이승엽도 화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승엽은 "좋을 때, 안 좋을 때, 2군에 내려갔을 때도 팬들이 원정 경기까지 오셨다"면서 "그분들이 다 오시지 못하지만 고맙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성공보다 공부를 더 많이 했지만 42살까지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교훈을 얻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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