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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느님도 못 넘은' 마의 3번째 타순, PS 최대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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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느님도 못 넘었다'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17일 NC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회 상대 재비어 스크럭스에 만루홈런을 내주고 6회 1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오고 있다.(잠실=두산)

 

'니느님'도 넘지 못했다. 올 가을야구의 승부처로 꼽히는 '마의 세 번째 타순'이다. 이 고비를 누가 잘 넘기느냐에 승패가 갈리는 경기가 많아지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롯데와 준플레이오프(PO)를 승리로 이끈 뒤 "선발 투수들을 상대하는 타자들이 두 바퀴를 돌아 세 번째 타순이면 공이 눈에 익는다"면서 "이때 뭔가 흐름이 바뀌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이어 "때문에 이 고비를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NC는 이번 가을야구에서 발 빠른 투수 교체로 재미를 봤다.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는 선발 제프 맨쉽을 4이닝 만에 바꿨다. 3실점에 투구수 90개이긴 했으나 9-3 리드였다. 그러나 NC는 과감히 맨쉽을 내렸다. SK 타선이 맨쉽을 세 번째로 만나는 시점이었다. 결국 NC는 10-5 승리를 거뒀다.

롯데와 준PO 3차전도 마찬가지였다. 똑같이 맨쉽이 4이닝 만에 물러났다. 비자책 2실점, 투구수 83개에 역시 세 번째로 롯데 타선을 상대하는 시점이었다. 5-2 리드였지만 선발 투수 승리 요건은 채워지지 않았다.

반대로 롯데는 마지막 준PO 5차전에서 '마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선발 박세웅이 4회까지 무실점 호투했지만 세 번째로 NC 타순이 돌아온 5회가 아쉬웠다. 박세웅이 박민우에 볼넷, 나성범에 안타를 내줘 0-0으로 맞선 무사 1, 2루에 몰렸지만 롯데 벤치는 기다렸다. 재비어 스크럭스에 적시타를 맞고서야 투수를 교체했지만 이미 분위기를 내준 뒤였다.

'아쉬움을 곱씹고...' 롯데 박세웅이 지난 15일 NC와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재비어 스크럭스에 선제 적시타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오는 모습.(사진=롯데)

 

1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NC의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PO 1차전에서도 '마의 3번째 타순'에서 승부가 갈렸다. 두산 에이스 니퍼트도 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

니퍼트는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34⅓이닝 무실점 행진을 기록 중인 가을의 난공불락이었다. 다만 이날 1-0으로 앞선 3회 2점을 내줬다. 장타 없이 3안타를 맞았는데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타선도 4회 3점을 지원해주며 4-2 리드를 안겼다.

하지만 세 번째 NC 타순이 돌아온 5회 무너졌다. 니퍼트는 1사에서 1번 김준완에게 볼넷, 나성범에게 안타를 내준 뒤 1루수 송구 실책으로 만루에 몰렸다. 분위기가 묘해진 상황. 두산은 2년 연속 KS 우승을 이끈 팀의 거목 니퍼트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니퍼트는 그러나 스크럭스에 만루 홈런을 내주고 고개를 떨궜다. 스크럭스는 경기 후 "5회 만루에서 니퍼트가 슬라이더를 던질 것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실투였지만 앞서 두 차례의 승부를 통해 니퍼트의 투구가 예상이 가능했고, 그만큼 눈에 공이 익었다는 것이다.

사실 두 팀의 원투펀치를 빼면 큰 경기에서 선발에게 5이닝 이상 많은 이닝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팀의 에이스급 투수라면 퀄리티스타트 이상을 바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상대 타순을 3번 이상 만나야 한다. 앞선 두 타석은 경기 초반이라 선발의 구위가 좋아 잘 넘길 확률이 높지만 세 번째 타석은 경기 중반이라 힘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실점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다.

그렇다면 적절한 시기에 불펜을 투입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진다. 장기 레이스가 아닌 단기전이라면 더욱 그렇다. NC는 지금까지처럼 발 빠른 교체로 마운드를 운용할 것이 분명하다. 반면 두산은 '판타스틱4'를 이루는 선발 의존도가 높은 팀. 지난해 KS를 제패한 원동력이었다. 그렇다면 더더욱 '마의 세 번째 타순' 고비를 어떻게 넘느냐가 중요하다. PO의 성패를 가를 최대 승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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