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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돌리기?' 대형 FA 계약, 누가 물꼬 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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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1호 계약자가 될까'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KIA 양현종(왼쪽부터), 롯데 손아섭 등 국내파와 김현수, 황재균 등 해외파 중 누가 먼저 계약을 맺을지 관심이다.(자료사진=KIA, 롯데, 노컷뉴스DB)

 

올해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의 1호 계약은 롯데 내야수 문규현이었다. 2+1년 총액 10억 원, 적은 돈은 아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급등한 FA 물가를 감안하면 소소한 계약이었다.

관심으로 모으는 대형 FA의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지난 8일 FA 공시 이후 이틀이 지났지만 굵직한 FA 계약은 감감무소식이다.

물론 수십억에서 100억대까지 엄청난 금액이 오가는 만큼 단시간에 결정될 사안은 아니다. 몸값을 놓고 밀고 당기는 물밑 협상이 진행되고 있을 터. FA와 원 소속 구단의 우선협상기간이 폐지된 지난해도 4일이 지나 두산 김재호의 4년 50억 원, 첫 FA 계약이 발표됐다.

하지만 올해는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는 모양새다. 이른바 이번 스토브리그 최고 몸값에 대한 FA들의 자존심을 놓고 벌어지는 '눈치 싸움'이다.

올해 스토브리그는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물론 FA로 공시되진 않았지만 사실상 FA들인 해외파와 국내 선수까지 섞여 있다. 이런 복잡한 양상 속에 누가 최고액이 될지 관심인 상황이다. 또 먼저 맺어진 계약은 남은 FA들의 협상에 중요한 기준이 되는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다.

'저 최고 대우 해주실 거죠?' 6일 오후 서울 인터컨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시상식에서 KIA 양현종이 KBO MVP를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는 모습.(자료사진=이한형 기자)

 

일단 이번 스토브리그 최고액 후보는 KIA 에이스 양현종이 꼽힌다. 물론 양현종은 올해 FA는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1년 계약만 맺은 만큼 사실상 올해 3년 장기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형식적으로는 매년 계약을 발표할 수 있다.

사상 첫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KS) MVP를 석권한 양현종(29)은 지난 6일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해외 진출을 포기하고 KIA에 잔류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 우승의 일등공신인 데다 22년 만의 토종 선발 20승을 거둔 만큼 최고 대우를 해줘야 할 KIA다.

하지만 아직 다른 대형 FA들의 계약이 발표되지 않았다. KIA로서는 팀 에이스의 자존심을 위해 다른 FA들의 계약 규모도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허영택 KIA 단장은 KIA 잔류를 선언한 양현종에 대해 지난 8일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가지 않았고, 어려운 계약이라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뒤 KIA와 1년 22억5000만 원 계약을 맺었다. 4년으로 환산하면 90억 원 규모다. 미국 진출 뒤 유턴한 윤석민이 2015년 KIA와 맺은 액수와 같다. 그러나 최근 4년 동안 꾸준히 에이스로 군림한 양현종의 공로를 감안하면 올 시즌 전 4년 100억 원에 계약한 4번 타자 최형우 못지 않은 대우를 해줄 가능성이 크다. 3년 계약이지만 4년 환산으로는 능가할 수도 있다.

다른 후보들은 해외파들이다.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마치고 KBO 리그 복귀를 노리는 김현수(29)와 황재균(30)이다. 최근 FA 물가를 보면 이들도 4년 100억 원 안팎의 계약이 가능한 선수들이다.

'롯데는 안 올 거니?' 황재균(오른쪽)이 지난 9월 LG와 원정을 치른 롯데 더그아웃을 찾아 조원우 감독과 인사하는 모습.(사진=노컷뉴스DB)

 

황재균은 kt행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질 만큼 소문이 무성하다. 4년 100억 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도 함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황재균에 대한 MLB 사무국의 신분조회 요청 답변도 이뤄졌다. 언제 발표가 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몸값 거품에 대한 비난 여론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엄밀히 따져 MLB 도전에 실패한 선수가 4년 1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는 데 대한 따가운 시선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공기업 성격이 강한 kt로서는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황재균은 분명 리그 정상급 3루수지만 100타점을 넘긴 게 롯데에서 뛴 지난 시즌 1번뿐이었다. 꾸준히 활약을 해온 최형우와 동급의 대우를 받을 선수는 아니라는 의견이 적잖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다른 FA들의 동향을 보고 발표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른바 '다운 계약서'의 방법도 있으나 공식적인 발표액도 여론 반응의 중요한 바로미터인 까닭이다.

김현수도 쉽게 계약이 발표될 상황은 아니다. 친정팀 두산은 이미 리그 최고의 외야진을 갖추고 있어 김현수 영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두산이 잡아줄까요?'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활약한 외야수 김현수(29)가 10월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자료사진=이한형 기자)

 

김현수가 MLB로 진출한 뒤 좌익수 자리를 꿰찬 김재환은 올해까지 2년 평균 36홈런 120타점 정도의 엄청난 파워를 뽐냈다. 2015시즌 28홈런 121타점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찍은 김현수를 능가하는 기록이다. 올해 타격 2위인 박건우도 리그 정상급 중견수다.

여기에 두산은 주전 우익수 민병헌(30)도 FA로 풀렸다. 김현수까지 2명을 다 잡을 여력은 없는 두산이고 보면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는 셈이다. 다만 김현수는 팀의 간판이었다는 상징성과 김태형 감독이 아끼는 신일고 후배라는 점이 변수다. 선택할 시간이 필요한 두산이다.

올해 FA 최대어로 꼽히는 손아섭(29)은 MLB 진출이 변수다. 이미 지난달 MLB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온 손아섭이다. 본인도 세계 최고의 무대에 대한 꿈이 크다. 원 소속팀 롯데는 몸이 달아 있지만 어쨌든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롯데는 포수 강민호(32)와 계약도 마무리해야 할 처지다. 2013시즌 뒤 4년 75억 원 당시 최고액에 도장을 찍은 강민호는 여전한 기량과 많지 않은 나이로 그 이상의 대박을 노리고 있다. 역시 간단치 않은 협상이 될 FA다.

올해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22명. 이들 중 자격 유지나 FA 신청을 포기한 선수들이 꽤 나왔다. 결국 스토브리그 최고액은 앞서 언급한 선수들 중에서 나온다. 과연 누가 대형 FA 1호 계약의 주인공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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