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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롯데는 우승을 할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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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출신 외야수 민병헌이 28일 롯데와 계약한 뒤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롯데)

 

프로야구 롯데가 리그 최강의 외야진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던 손아섭(29)을 눌러 앉힌 데 이어 또 다른 정상급 외야수 민병헌(30) 영입에 성공했다.

롯데는 28일 "민병헌과 계약 기간 4년, 총액 80억 원의 조건으로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전날 손아섭과 4년 98억 원에 계약한 데 이은 낭보임에 틀림없다.

둘은 리그 톱을 다투는 외야수들이다. 손아섭은 최근 8년 연속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했고, 7년 연속 140안타 이상을 때려낸 꾸준한 타자다. 올해는 최다 안타 타이틀을 얻었고, 데뷔 첫 20홈런-20도루도 달성했다.

민병헌도 최근 5년 연속 3할 이상 타율과 120안타 이상을 때려냈다. KBO 리그 통산 1096경기 타율 2할9푼9리다. 둘 모두 주 포지션이 우익수일 만큼 강견을 자랑한다. 손아섭은 올해 보살 2위(11개)였고, 민병헌은 중견수를 오가며 4개의 보살을 기록했다.

중견수 전준우(31)까지 롯데는 전성기에 접어든 30살 초반의 외야수 3명을 품에 안았다. 김문호(30)까지 보유한 롯데는 강력한 외야진을 구축하며 폭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27일 손아섭(왼쪽)이 롯데와 재계약을 마친 뒤 이윤원 단장과 포즈를 취한 모습.(사진=롯데)

 

하지만 과연 이번 계약으로 롯데가 우승권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을까. 이런 질문에 확실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을 것 같다. 전력 손실과 보강을 엄밀히 따져 플러스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롯데는 국가대표 외야수 민병헌을 얻었지만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를 잃었다. 14년 동안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해온 강민호는 삼성과 4년 80억 원에 계약했다. 민병헌과 똑같은 금액과 기간이다.

그렇다면 '강민호=민병헌'의 공식이 성립되는 걸까. 공격만 따지면 그럴 수도 있다. 살짝 플러스가 될 수도 있다. 민병헌은 올해 123경기 타율 3할4리 14홈런 71타점 73득점을 기록했다.

강민호는 130경기 타율 2할8푼5리 22홈런 68타점 62득점의 성적이었다. 민병헌은 테이블 세터와 중심 타자로도 활약할 수 있다. 손아섭, 전준우와 함께 1~3번 타순을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14년을 뛴 롯데를 떠나 삼성에 새 둥지를 튼 강민호.(사진=삼성)

 

하지만 수비와 마운드에 미치는 공헌도를 고려하면 민병헌이 강민호의 공백을 채울 순 없다. 강민호는 올해 노련한 리드로 롯데 마운드의 후반기 안정에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올해 롯데는 팀 평균자책점(ERA) 3위(4.56)에 올라 투수 왕국 LG(4.30)과 두터운 선수층의 두산(4.38) 다음이었다.

올해 강민호는 10개 구단 포수 중 유일하게 1000이닝을 소화했다. 그만큼 롯데의 백업 포수가 약했기 때문이다. 도루 저지율(30.4%)은 높지 않았지만 보살은 1위(77개)였다. 병살 플레이도 15개로 1위였다. 무엇보다 국가대표 포수라는 점은 롯데 투수들에게 큰 힘이 됐다.

민병헌도 리그에서 손 꼽히는 외야 수비를 자랑한다. 그러나 강민호만큼 수비 존재감이 크진 않은 게 현실이다. 롯데는 포수 김사훈, 나종덕이 있지만 방망이와 적은 경험이 약점으로 꼽힌다. 삼성에서 올해 신인 나원탁을 보상 선수로 데려왔으나 1군 12경기가 전부다.

강민호를 빼앗기면서 그래도 손아섭을 잡고 민병헌을 낚으며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을 이룬 롯데. 강력한 공격력으로 살짝 불안해질 마운드를 커버할 수밖에 없다. 과연 올해 정규리그 3위에서 내년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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