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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이냐, 명품이냐' 드라마 뺨치는 역대급 스토브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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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는 롯데를 떠나 두산 품에 안긴 조시 린드블럼(오른쪽)과 그 여파로 두산과 7년 세월의 마침표를 찍게 된 더스틴 니퍼트 등 수많은 스토리를 남기고 있다.(자료사진=두산, 롯데)

 

올해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는 그야말로 드라마나 다름이 없다. 14년 동안 팀의 간판으로 활약했던 선수가 눈물을 뿌리며 떠나는가 하면 그 절반에 그치지만 외인으로서 7년 동안 에이스로 군림한 투수도 팀과 작별을 고했다. 그 빈자리를 메운 선수는 이전 팀과 '막장'에 가까운 진실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모두 올 시즌이 끝난 뒤 개장한 스토브리그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아직 드라마는 끝나지 않았고, 더 큰 스토리가 전개될 수도 있다.

가장 최근 벌어지고, 이야기 거리를 안긴 드라마는 롯데에서 3년을 뛰었던 조시 린드블럼의 재계약 불발과 이적이다. 2015년 13승을 거두며 일약 롯데 에이스로 떠오른 린드블럼은 거인군단을 떠나면서 프로야구계에 뜨거운 감자를 던졌다.

10일 오후 늦게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린드블럼은 롯데를 신랄하게 비난했다. 요지는 자신이 롯데를 떠나는 이유가 내년 연봉과 관련한 눈높이 차이가 아니라는 것. 롯데가 선천성 심장병을 앓은 딸의 건강 문제를 트집 삼아 재계약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롯데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린드블럼의 발언을 부인했다. 선수와 구단의 깔끔하지 못한 이별은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그런 린드블럼은 다음 날인 11일 두산과 전격 계약하며 더 큰 놀라움을 안겼다. 계약 금액은 145만 달러(약 16억 원)다. 롯데는 "린드블럼이 올해 에이스로 활약한 브룩스 레일리의 계약 금액인 117만 달러(약 13억 원)보다 높은 액수를 요구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4시즌 뒤 롯데를 떠나 두산 유니폼을 입은 좌완 장원준.(자료사진=두산)

 

두산도 드라마의 한 축이다. 두산은 7년 동안 94승을 올리고 2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겨준 장수 외인 더스틴 니퍼트와 이별을 고했다. 이미 두산은 지난달 보류 선수 명단에서 니퍼트를 제외하며 드라마를 예고했다.

결국 린드블럼을 영입하며 니퍼트와 7년 동거를 마무리했다. 두산은 니퍼트의 올해 연봉 210만 달러(약 22억 원)의 75%인 157만5000 달러(약 17억 원)는 줄 수 없다고 선언했고, 결국 린드블럼을 영입했다. 니퍼트는 다른 팀을 알아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두산은 린드블럼이 먼저 영입을 제안해왔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서 롯데에서만 14년을 뛰었던 포수 강민호는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4년 80억 원, 금액은 같았지만 진정성에서 차이를 느낀 강민호가 이적을 선택했다. '롯데의 강민호~!' 응원가는 이제 들을 수 없는 노래가 됐다. 롯데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던 손아섭을 앉히고, 두산 출신 외야수 민병헌을 영입해 아쉬움을 달랬다.

공교롭게도 올해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은 롯데와 두산이다. 이들은 2014시즌 뒤 장원준의 이적이라는 대형 스토리를 만든 바 있다. 역시 롯데에서 잔뼈가 굵었던 장원준이 두산행을 전격 선언하며 이야기를 만들었다. 이 두 팀을 오갔던 홍성흔(은퇴) 이후 꾸준하게 이야기가 생성되고 있다.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두산 출신 메이저리거 김현수와 니퍼트의 거취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들이 만약 내년 KBO 리그에서 뛰게 된다면 어느 팀이 됐건 간에 엄청난 스토리 라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프로라는 냉정한 세계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는 내년 시즌이 오기도 전에 벌써부터 팬들을 설레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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