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하게 피어나는 노년의 사랑…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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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2020년 2월 2일까지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1관에서 공연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공연 모습 (사진=아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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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흐름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순리다. 탄생과 성장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당연한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희노애락의 감정을 갖고 살아간다. 이를통해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우정을 나누며 이별을 하고 슬픔을 느낀다.

이는 인생의 끝자락, 황혼기에 접어든 노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이 느끼는 감정은 그 누구보다 절절하다. 앞으로 살아 갈 시간이 살아 온 세월 만큼 길게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1관에서 개막한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이러한 노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우정, 이별의 감정을 풀어낸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사회 소외된 노인들을 주인공으로 '사람'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극대화 해 전한다.

어스름한 새벽, 자신의 삶 만큼이나 오래된 오토바이를 끌고 우유 배달을 나서는 김만석은 작은 리어카를 끌고 달동네를 돌며 폐지를 줍는 송씨를 만난다.


번화가도 아니고 달동네에 폐지가 얼마나 있다고. 김만석은 송씨가 영 마뜩지 않다. 하지만 그럴수록 송씨가 더욱 눈에 밟힌다. 입으로 거칠게 내뱉는 호통과는 달리 괜스레 찔러주는 우유는 그런 그의 감정을 대변한다.

이 같은 김만석의 관심은 사랑으로 싹튼다. 마주칠 때마다 우유를 전해주며 표현한 관심은 어느 순간 폐지를 줍는 송씨에 대한 직접적 도움으로 커 간다.

송씨 역시 이 같은 김만석의 관심이 마냥 싫지만은 않다. 처음엔 괴팍한 노인네로만 느꼈지만, 그의 행동 속 숨겨진 그 무언가는 어딘지 모르게 친숙하다.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진심은 통한다고 했던가. 어느 순간 두 노인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깨닫고 의지하며 각자의 절절한 사연 속 지친 삶을 위로 받는다.

달동네 근처 주차관리소에서 일하는 장군봉은 오랜 세월 함께 해온 자신의 아내 조순이가 유일한 생의 낙이다. 일하는 동안에도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 걱정에 애간장을 태운다.

늘 혼자 낡은 집에 남아 있는 아내는 오매불망 남편만을 기다린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온 장군봉은 하루종일 심심했을 아내를 위해 하루동안 겪은 시시콜콜한 일들을 사뭇 진지하게 말한다. 하지만 그가 전한 이야기 속에는 아내에 대한 걱정과 그리움이 사무쳐있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공연 모습 (사진=아크컴퍼니 제공)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이러한 네명의 노인들의 이야기를 물줄기로 줄거리를 풀어간다.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도 변주됐을 만큼 탄탄한 스토리는 관객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오랜 세월만큼이나 메말랐을지도 모를 노인들의 사랑의 감정은 이 작품을 통해 순수함으로 다시금 피어난다.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수십년의 연기 내공을 지닌 대한민국의 명품 배우들이 출연해 농밀한 연기력으로 관객에 감동을 선사한다.


김만석 역은 이순재와 박인환이, 송씨 역은 손숙과 정영숙이 맡아 무대에 오른다. 또 장군봉 역은 이문수와 신철진이, 조순이 역은 연운경과 박혜진이 맡았다.

무대와 연출 역시 흥미롭다. 김만석과 송씨가 데이트를 하며 사랑을 확인하는 달동네 꼭대기는 세상을 떠나는 노인들의 마지막 장소로도 그려진다.

멀티 역을 맡은 배우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주변을 환기 시키고, 직접 소품을 옮기는 등 자연스러운 무대 세팅을 통해 장면 전환에 따른 공백을 최소화 한다.

결과적으로 작품은 이 같은 '노(老)맨스' 이야기를 통해 노인들을 향한 용기의 메시지를 남긴다.

"멋있게 고백하세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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