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자의 쏘왓]'마이너스 유가' 동학개미 몰린 ETN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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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5월물 -37.63달러 기록, 1배럴 원유 가져가면 37달러도 주겠다는 의미
석유 수요 급감+석유 저장 시설 한계+원유 선물 시장 만기 겹치며 가격 왜곡
원유 ETN도 일제히 급락, 개인 투자자 몰리며 ETN 괴리율은 치솟아
전문가들 "유가 반등해도 ETN 정비례하지 않아…손실률 줄지 않을 수 있어" 경고
ETN 과세 체계도 주식과 달라 주의해야

(사진=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유가 반등'에 베팅한 원유 관련 상품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원유 가격이 급감하자 저점이라고 보고 투자를 했는데, 반등은커녕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면서 손실률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다.

1. 마이너스 유가 "돈 줄테니 기름 가져가" 된 이유

전대미문의 폭락장을 이어가던 국제 유가가 이번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제 원유 시장에서 기준점이 되는 세 개 유종(두바이유,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유(WTI)가운데 WTI 5월 인도분 가격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37.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최저치는 -40.32달러였다. 1배럴의 원유를 사서 가져가면 40달러도 되레 주겠다는 뜻이다.

(그래픽=김성기 기자)

 

WTI 5월물의 폭락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석유 수요 급감과 원유 선물 시장의 만기까지 겹친 탓이 크다. 5월 인도분이 거래 만기일 하루를 앞두고 팔리지 않고 남은데다 기존 구매자도 이를 인수하기보다 6월물로 앞다퉈 갈아타는 '롤오버(만기교체)'를 했기 때문이다. 석유 저장 시설이 한계에 달한 상황까지 겹치면서 5월분을 가지고 있는 게 돈이 더 많이 들자 석유를 가져가면 돈을 준다는 마이너스 가격이 형성된 것이다.

황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마이너스 유가 사태는 글로벌 원유 시장에 대한 불안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며 "지난 오펙 긴급회의에서 도출된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유가에 대한 불안요소들이 쉽게 해결되기 어렵다는 사항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 사태에 ETN 급락

WTI 선물 ETN(상장지수증권)은 곧바로 영향을 받으며 일제히 하락했다. 21일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전 거래일보다 38.85% 떨어진 905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13.49%), 대신 WTI원유 선물 ETN(H)(-10.34%), 미래에셋 원유선물혼합 ETN(H)(-9.44%) 등도 동반 하락했다.

저점을 노리고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사람이 늘면서 ETN의 괴리율은 치솟았다. 괴리율은 ETN가격과 실제 기초자산의 차이를 말한다. 기초자산인 원유의 하락율은 계속되고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과열이 여전해서다.

국내 원유 ETN 상품 등은 이미 6월물로 교체하는 롤오버가 완료돼 마이너스 유가의 반영을 직접적으로 받진 않았지만, 6월물 역시 5월물의 영향으로 20.43달러까지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마이너스로 간 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한 ETN 상품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다만 원유 가격의 하락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괴리율 등의 부분은 계속해서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3. ETN 투자자 대규모 손실 우려

향후 유가가 반등하더라도 ETN의 손실률이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일부 ETN의 괴리율이 50%를 넘는 상황에선 유가가 50% 올라도 투자 손실을 볼 수 있다. 이미 실제 유가보다 50% 높은 가격이 반영된 상태여서다.

전문가들은 이번 현상에 대해 일시적인 부분이지만 원유가 쉽게 회복되기는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원유에 대한 투자를 신중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WTI 가격은 원유재고 소식에 약세를 지속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6월물 만기가 도래하는 5월19일에도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TN은 과세체계가 다르다는 점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ETN은 거래세가 없는 대신 배당소득세 15.4%를 과세한다. 수익이 난 금액의 15.4%가 세금으로 나가는 것이다.

소득이 2천만원 이상일 경우 금융소득종합세가 되어 세율은 더 높아진다. 수익의 최대 42%까지 세금으로 부과해 투자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ETN은 유가 상승에 정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면서 "주식은 양도소득세가 면제 돼 100만원 벌면 다 내것이 되지만 ETN은 대박을 내면 세금도 많이 내야 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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