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뒤끝작렬]부하 괴롭히고 하극상까지…몹쓸 軍 간부들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군 사건사고 전체적으론 절반 감소, 대(對)상관 범죄 등은 2배 증가
최근 언론보도 하극상·갑질 사건 보면 간부가 상당수
진짜 '군기' 확립하려면 위계질서와 법질서를 혼동 말아야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군 내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약 60만명에 가까운 장병들이 단체 생활을 하는 만큼, 이는 과거에도 꾸준히 발생했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유형을 보면 예전과는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군 내에서는 부사관들(중사·하사)이 장교(중위)를 추행하거나, 대령이 군단장(중장)의 지휘통제실 자리를 감청하거나, 상병이 야전삽으로 중대장(대위)을 폭행하는 등 다소 황당한 사건들이 일어나곤 했습니다. 쉽게 말해 하극상이죠.

실제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군에서 일어나는 전체적인 사건사고는 5년 전과 비교하면 50% 정도로 줄어들었다"면서도 "대(對)상관 범죄 등은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배 정도 증가 추세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범죄의 유형뿐 아니라 피의자가 누구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사건들을 보면 중대장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상병, '박사방' 공범 '이기야' 이원호 일병 등을 제외하고는 병사가 아닌 간부들이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이렇다 보니 하극상뿐만 아니라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저지르는 범죄도 최근 횡행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예를 들어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A상사는 이달 초 자신의 부대 병사들과 내기 탁구를 치다가 지자 멱살을 잡고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고, 공군에서는 군무원 신분의 비행교수 B씨가 교육 중 하늘에서 학생 장교를 폭행하는 등 고질적인 갑질 정황이 드러나 역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경기도의 한 육군 보병사단 예하부대 행정보급관 C상사도 장병들에게 보급되는 보건용 마스크 2천여장을 빼돌려 시중에 내다 판 정황이 포착돼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군 비리에 속하죠.

이 사건의 피의자들은 아무리 적어도 10~20년 이상의 군 생활을 한 베테랑들입니다. 보직도 행정보급관, 비행교수 등 무거운 책임이 있으니 이쯤 되면 '상급자가 군의 위계질서를 악용해 하급자에게 저지른 갑질'로 봐야겠습니다.

군인은 '군복 입은 시민'이라고 합니다. 사회에서도 갑질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면 군대에서도 당연히 그렇습니다.

군을 책임지는 정경두 장관도 이미 이런 상황은 알고 있는 듯합니다. 정 장관은 국회 국방위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옛날과 같은) 관행적인 지휘관리는 있을 수 있지만, 젊은 장병들의 인식이 바뀌면서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돼서 다 드러난다"고 했습니다.

그는 "일부 관행적인 부분들이 드러나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공정하고 합리적 지휘를 해야 하고, 법규에 따라 정확히 지휘권을 보장하며 장병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선진 병영문화로 가는 데서 나타나는 일이다"며 "이런 데 대한 교육, 시스템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결국 간부와 병사를 막론하고 군에서 지켜야 할 '위계질서'와 '법질서'를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데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유사시에는 상관의 명령에 목숨도 걸어야 하는 위계질서로 작동하는 조직이지만, 이를 악용해서는 무척 곤란합니다. 언론에 보도되는 간부들의 각종 비위를 보면서 우리 장병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엄정한 군기 확립'이라는 말이 잘 와닿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육군 장병들의 복무신조 가운데 세 번째는 "우리는 법규를 준수하고 상관의 명령에 복종한다"는 문장입니다. 그런데 이 문장은 예전에는 "상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한다" 였다고 합니다. 왜 '절대'라는 단어가 빠지게 됐는지, 그 답은 멀리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 노컷뉴스의 '뒤끝작렬'은 CBS노컷뉴스 기자들의 취재 뒷얘기를 가감 없이 풀어내는 공간입니다. 전 방위적 사회감시와 성역 없는 취재보도라는 '노컷뉴스'의 이름에 걸맞은 기사입니다. 때로는 방송에서는 다 담아내지 못한 따스한 감동이 '작렬'하는 기사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편집자 주]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